9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LG 트윈스가 2011시즌 프로야구 전반기를 41승41패, 승률 5할을 기록하며 4위로 마쳤다.
LG는 21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외국인 에이스인 벤자민 주키치를 선발로 출격시키며 연패를 끊어보려고 애를 썼지만 7-11로 역전패를 당하며 씁쓸한 3연패로 마감했다.
박종훈(52) LG 감독은 3연전을 앞두고 "우리 선수들이 지금까지 잘 해왔다. 앞만 보고 달려가겠다. 전반기를 좋은 분위기로 마치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다. 그러나 지난 3연전은 박 감독의 맘처럼 쉽게 되지 않고 3연패를 당하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원점이 됐지만 재도약에 대한 기대감은 크다.

LG는 올 시즌 시작은 그 어느 때보다 좋았다. 모든 선수들이 "이번에는 정말 가을야구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2010시즌을 마치자 마자 남해-진주 마무리 훈련부터 미국 플로리다 해외 마무리 훈련을 떠났다. 지난 1월에는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먼저 일본 오키나와로 스프링캠프를 차렸다. 말 그대로 구단과 선수가 하나가 되어 지난 8년간의 불행을 끊어내기 위해서 올인했다.
마음이 하나로 뭉친 LG는 강했다. LG는 시즌 초 연승 가도를 달리는 대신 연패와는 거리가 멀었다. 4월 13승10패, 5월 15승10패를 기록하며 꾸준히 2위를 달렸다.
승리에는 이유가 있는 법. 가장 큰 비결은 박현준(25), 벤자민 주키치(29), 레다메스 리즈(28)로 이어지는 안정된 선발진이었다. 박현준은 데뷔 첫 선발 풀타임을 소화하면서도 10승을 거뒀다. 박 감독이 꼽은 전반기 가장 고마운 선수다. 여기에 새 외국인 투수 주키치와 리즈도 13승을 합작했고, 4선발 김광삼도 4승을 거두며 팀에 기여했다. 단 한가지, 에이스 봉중근(31)이 왼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로 시즌을 마감한 것이 아쉬움이다.
타선도 강력했다. LG는 5월 중순까지만 해도 8개구단 가운데 최강타선을 자랑했다. '캡틴' 박용택은 4월 프로야구 MVP에 올랐고, 일본 복귀 2년차인 이병규(37)는 5월 MVP였다. 여기에 '안방마님' 조인성(36)도 지난해 골든글러브의 실력을 유감없이 재현하며 중심타선을 지켰다. 투타가 안정된 LG는 예전과 다른 팀이라는 칭찬을 받았다.

그러나 LG는 6월들어서 급격히 페이스가 흔들렸다. 연승 대신 연패가 나오기 시작했다. 가장 큰 원인은 '테이블세터' 이대형(28)과 이진영(31)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여기에 이대형을 대신해 중견수를 보던 이택근(31)마저 허리 부상을 당한 데 이어 내야 수비의 축인 박경수(27)와 오지환(21)까지 부상을 당했다. 주전 야수들의 집단 부상 도미노는 상하위 타선 밸런스를 무너 뜨리며 다른 선수들에게까지 부담이 걸리면서 이중고를 겪게 됐다.
타격 밸런스가 무너지자 마운드에서도 문제가 생겼다. 잘나가선 선발 3인방 마저 6월 들어 체력적인 부담이 생겼던 것일까. 박현준을 비롯한 주키치와 리즈 모두 6월 한달 동안 1승씩 올리는데 그쳤다. 기본적으로 기록했던 퀼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 이하)도 귀해졌다.
타선 침체도 심각했다. 이병규, 조인성, 박용택, 이진영 등 팀 타선을 지켜야 할 이들이 부상과 부진에 빠지면서 LG는 6월 8승11패에 그쳤다. 7월에도 5승10패로 마감하면서 한 때 승패대비 '+10'까지 갔으나 '±0',즉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게 됐다.
경기 후 박종훈 감독은 아쉬운 마음을 말로 다 표현하지 못했다. 어찌됐던 팀이 2위까지 상승세를 타면서 즐거웠던 시간들이 있었지만 전반기를 마친 시점에서 원위치가 되어버린 것이다. 박종훈 감독은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하면서 후반기 재도약을 다짐했다.
LG는 후반기 부상 선수들이 복귀한다. 유격수오지환을 비롯해 주전 1루수 이택근도 8월 말 정도면 복귀가 가능할 전망이다. 이 둘만 돌아와도 LG는 타선의 짜임새가 더 단단해질 수 있다.
풀리지 않는 숙제도 있다. 중간 계투 및 마무리 투수다. 그러나 2군에 내려간 이동현의 컨디션이 올라오고, 임찬규가 다시 자신감을 회복한다면 중간과 마무리에서도 힘을 낼 수 있다. 만약 이 방법이 여의치 않을 경우 박 감독은 특단의 조치로 선발 3인방 중 한 명을 돌릴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했다.
일단 LG는 올스타전을 전후한 3일 간의 휴식을 갖는다. LG가 올스타전 휴식을 계기로 팀을 재정비하고 하반기 다시 한 번 선두권 싸움에 불을 지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스타트는 '잠실 라이벌' 두산 베어스전으로 끊는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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