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대 경험을 갖고 타 팀으로 이적한 케이스도 있고 한국무대 첫 경험을 치른 선수도 있다. 그 가운데 뛰어난 활약을 선보인 새 외국인도 있는 반면 '고향 앞으로' 돌아간 선수들이 꽤 있다. 팀 전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새 외국인 선수들의 전반기 활약도는 팀 성적에 큰 영향을 미쳤다.
2011시즌 개막 전 새롭게 한국 무대를 밟거나 다른 팀에서 활약하게 된 새 외국인 선수는 총 12명. 전반기가 종료된 22일 현재 그 12명 중 21일 무릎 통증으로 인한 최근 구위 저하로 웨이버공시된 카도쿠라 겐(전 삼성)까지 포함하면 6명이 소속팀을 떠났다.

그리고 아직 활약 중인 6명의 선수들 가운데는 이미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자리매김한 경우도 있고 상승세 여운을 남긴 선수도 있다. 그 와중에서 한화는 지난해 말 재계약했던 우완 훌리오 데폴라를 지난 3년 간 롯데서 활약했던 외야수 카림 가르시아로 교체하기도.
성공하면 '효자'가 되지만 실패하면 '본전' 생각 절실하게 만드는 선수들이 바로 외국인 선수들. 전반기가 종료된 현 시점에서 새롭게 둥지를 튼 외국인 선수들을 범주로 '효자'가 된 이방인과 떠나간 외국인 선수들을 알아보자. 1편에서는 상대적으로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들을 먼저 살펴본다.

▲ 선발진 서까래가 된 파란 눈의 에이스
6위까지 밀려난 두산 베어스. 그러나 켈빈 히메네스(라쿠텐)의 지난 시즌 역할을 도맡고 있는 더스틴 니퍼트를 바라보는 눈빛은 봄날 햇살과도 같다. 니퍼트는 올 시즌 8승 4패 평균자책점 2.53(2위, 22일 현재)을 기록하며 김선우와 함께 선발 원투펀치 노릇을 해내고 있다. 203cm 장신에서 비롯된 2층에서 던지는 듯한 타점 높은 투구는 일단 좋은 점수를 얻기 충분하다.
게다가 니퍼트는 팀 융화도 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선수 본인 또한 "언어 문제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면이 만족스럽다"라며 첫 한국 무대에 대해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야구도 잘하는 데 성격도 어찌나 좋고 성실한지"라는 한 코칭스태프의 이야기는 니퍼트가 얼마나 사랑스러운 외국인 투수인지 알 수 있게 한다.
호주 출신 좌완 트레비스 블렉클리는 KIA 타이거즈의 선두 순항 선봉장 중 한 명이 되며 크리스 옥스프링(전 LG)-브래드 토마스(전 한화)에 이어 '믿고 쓰는 호주산'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7승 4패 평균자책점 3.05가 트레비스의 올 시즌 성적표.
구위는 물론 낙차 큰 커브가 트레비스의 큰 장점이다. 보크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으나 쾌활한 성격으로 팀의 일원이 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지 않을 수 없다.

▲ 기록 이상의 공헌도나 최근 페이스가 좋은 선수들
4위로 전반기를 마감한 LG 트윈스에 레다메스 리즈-벤자민 주키치가 없었더라면 어땠을까. 이들은 잠수함 박현준과 함께 선발 3인방으로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160km 이상의 광속구를 보여줄 수 있으나 힘을 빼고 제구에 집중 중인 리즈는 8승 8패 평균자책점 3.97을 기록하며 106⅔이닝을 소화했다. 리즈의 7월 성적은 3승 2패 평균자책점 2.25로 뛰어나다.
승운이 따르지 않은 주키치는 5승(4패)에 그치고 있으나 평균자책점 3.43으로 경기 내용은 오히려 리즈보다 안정적이다. 7월 들어 불안한 모습을 비추고 있으나 기본적으로 긴 팔에서 나오는 위력적인 팔스윙 각도와 높은 타점을 지닌 투수. 자기 투구 밸런스를 찾는다면 언제든지 호투가 가능한 투수다.

초중반 아쉽기는 했으나 가능성을 비추며 자리를 지키는 선수들의 모습도 눈여겨 볼 만 하다. 외국인 타자 코리 알드리지(넥센 히어로즈)는 5월까지 공갈포의 모습이 짙었으나 수은주가 올라가면서 제 파괴력을 뽐내고 있다. 2할6푼3리 14홈런 49타점에 그치고 있으나 21일 LG전서 2홈런 4타점으로 천금같은 승리 기반을 닦았다. 현재 알드리지를 공갈포로 치부하는 시선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지난해 삼성 중도퇴출 후 넥센에 새 둥지를 튼 브랜든 나이트는 3승 9패 평균자책점 4.43을 기록 중이다. 패전이 많고 때로는 들쑥날쑥한 경기력을 보이지만 그래도 그는 승운이 따르지 않은 가운데 103⅔이닝을 소화한 투수다.

'야왕' 한대화 한화 이글스 감독의 새 신하가 된 카림 가르시아와 대니 바티스타의 활약도 눈여겨 볼 만 하다. 롯데서 외국인 선수 그 이상의 인기를 끌었으나 지난해를 끝으로 롯데를 떠난 뒤 데폴라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한국에 돌아온 가르시아는 2할1푼6리 8홈런 24타점을 기록 중이다. 타율은 낮지만 일단 터지면 경기를 지배하는 영양가 만점포가 된다.
오넬리 페레즈를 대신해 한국 땅을 밟은 바티스타의 후반기 활약도 기대가 크다. 6경기 1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 중인 바티스타는 최근 5경기서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보여준 표본은 많지 않으나 긴 팔을 역동적으로 휘두르는 투구폼을 기본으로 최고 152km에 이르는 직구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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