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유라 인턴기자] 방출생 출신 포수가 이제는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매김 했다.
김시진(53) 넥센 히어로즈 감독은 21일 목동 LG전에 앞서 포수 허도환(27)에 대해 "볼 받고 블로킹하는 능력뿐 아니라 볼 배합 능력까지 좋아졌다"고 칭찬했다.
단국대 졸업 후 2007년(2003년 지명) 두산에 2차 7순위로 입단한 허도환은 1군에서 단 한 경기 출장에 그친 채 방출됐다. 2009년 입대, 병역 의무를 마친 후 올해 1월 신고선수로 넥센에 입단한 허도환은 전남 강진 2군 캠프에서 훈련에 매진했다. 그러다 지난 6월 1일 주전 포수 강귀태의 허리 부상으로 정식 선수가 됐다.

김시진 감독은 "성실성만 보고 허도환을 뽑았는데 팀이 힘들 때 잘해줘서 나는 너무 복받은 사람 같다"고 감격했다. 허도환이 지난 1월 입단 테스트를 받고 신고선수로 들어왔기 때문에, 전지훈련을 가 있던 김 감독은 허도환의 실력을 보지도 못했을 뿐더러 프로 경기 출장 경험이 한 경기에 불과해 실전 능력을 판단할 수 없었다. 그러나 입단 뒤 2군에서 꾸준히 훈련한 덕에 허도환은 김 감독의 눈에 들었고, 어렵게 잡은 1군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주전 포수로 자리잡았다.

김 감독은 "처음에도 볼을 받고 블로킹 하는 능력은 문제가 없었다. 포수의 진짜 실력은 투수의 스타일을 파악하고 볼을 잘 배합해 투수를 리드하는 능력인데 허도환의 리드가 좋아지고 있다"고 허도환의 성장을 평가했다. 김 감독은 "포수가 못하면 투수가 먼저 안다. 그런데 요즘 포수 교체에 대한 투수들의 요구가 없어졌다"며 허도환과 투수들의 궁합이 좋아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아직 타격은 부족하다. 허도환은 올 시즌 27경기에 출장해 2할6푼5리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김시진 감독도 "변화구에 아직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타력까지 바라기엔 무리라고 생각한다"면서 "생각보다는 타격을 잘해주고 있는 편"이라고 평가했다. 허도환은 6월 한 달간 22타수 6안타 타율 2할7푼3리를 기록해 팀내 수훈선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허도환은 21일 LG전에서는 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지만 6회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1타점을 올렸다.
포수는 예민한 투수와 끊임없이 소통해야 하고 수비의 최전선에 위치하기 때문에 부담이 큰 포지션이다. 그러나 '안방마님'이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포수는 한 경기의 승패를 좌우할 만큼 중요성이 크다. 허도환은 이달 초 "2년 쉰 것 때문에 솔직히 힘이 들지만 포수니까 마인드를 가다듬어 즐겁게 경기를 하려 한다"면서 "투수들과도 호흡이 맞기 시작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우여곡절 끝에 팀의 주전 포수로 성장한 허도환이 김시진 감독의 신뢰를 바탕으로 하반기 넥센의 상승세를 이끌 수 있을지 기대된다.
autumnbb@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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