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의 명수' 군산상고, 35년 만에 경남고에 복수

[OSEN=목동, 이대호 인턴기자] 힘껏 공을 쫓아 가보지만 놓치기 일쑤였고 몸과 마음이 따로 놀았다. 땅볼을 치고 1루까지 뛰다 쥐가 나기도 했다. 그렇지만 마음만은 10대 고등학생이었다.

22일 목동구장에서 교원 물망초가 주최하고 대한야구협회가 주관하는 군산상고와 경남고의 '레전드 리매치'가 열렸다. 이날 경기는 1976년 치러졌던 군산상고와 경남고의 청룡기 야구대회 결승을 모티브로 35년 만에 다시 그 시절 선수들이 모여 추억의 경기를 펼쳤다.

30여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양 팀 선수들의 라이벌 의식은 전혀 약해지지 않았다. 선수들은 현역 시절을 연상케 할 정도로 전력을 다해 그라운드에서 뛰었고 양 팀 감독 역시 위기 때마다 투수를 교체해 가며 실제 경기처럼 진지하게 임했다.

선취점은 경남고에서 올렸다. 1회 2사 1,2루에서 5번 김용희(SBS ESPN 해설위원)가 좌익수 쪽 평범한 뜬공을 날렸다. 하지만 군산상고 좌익수 김우근(개인 사업)이 미끄러지며 공을 놓쳐 두 명의 주자가 모두 들어왔다. 경남고는 3회와 4회에도 한 점씩 추가하며 4-0으로 앞서갔다.

그렇지만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의 뒷심은 명불허전이었다. 군산상고는 5회 무사 1,2루에서 9번 석수철(성균관대 코치)의 안타로 첫 득점에 성공하며 추격의 시동을 걸었다. 이어 2번 이광우(화순고 감독)의 2루타로 두 점차까지 따라갔고 경남고 유격수 신일호(개인 사업)의 악송구를 틈 타 기어이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기세를 탄 군산상고는 6회 경기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2사 1,2루에서 3번 박진석(개인 사업)이 2타점 2루타를 터트리며 역전에 성공했고 이어 경남고 2루수 백홍문(학교 교직)의 실책 때 홈을 밟아 7-4로 달아났다.

마지막 이닝인 7회 군산상고는 위기를 맞았다.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 두고 실책이 이어지며 결국 2사 1,3루에서 3번 박재찬(포항제철)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해 7-5까지 쫓겼다. 하지만 결국 강희석(호원대 코치)이 신일호를 잡아내며 승리를 지켜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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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목동=박형준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