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웃는 거 최근에 본 적 없죠?"
정말 오랜만의 웃음이었다. SK 박정권(30)의 입가에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박정권은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올스타전에 앞서 가진 G마켓 홈런레이스 예선에서 6개의 홈런을 쳐 결승전에 진출했다. 이어 5회말이 끝나고 치른 결승전에서는 4개의 홈런을 친 최형우(삼성)를 제치고 7홈런을 날려 우승을 차지했다.
이벤트 후 박정권은 "형우가 봐줬다. 대충 치는 것이 보였다"면서 전주고 2년 후배 최형우와의 맞대결을 승리로 장식한 것에 대한 미안함부터 표현했다.
이어 박정권은 "최근에 이렇게 즐거운 적이 없었다"면서 "긴장했지만 즐기려고 하다보니 결과도 잘나온 것 같다"고 특유의 무표정 소감을 밝혔다.
또 우승 상금의 30%를 주기로 한 정상호에 대해서도 "처음 맞춰봤는데 좋았다"면서 "30%면 많이 주는 것 아닌가. 내가 탈락하면 한푼도 못받는다"고 특유의 시크한 농담을 이어갔다.

실제로 박정권의 웃음은 오랜만이었다. 작년 팀의 중심타자로 활약하며 3할6리의 시즌 타율을 기록했던 박정권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2할7푼의 타율에 머물고 있다.
전체적으로 페이스가 좋지 않고 중심타자다운 면모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최근 5경기에서는 1안타에 그치고 있다. 게다가 자신의 생일이었던 전반기 마지막 경기인 지난 21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아예 선발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이날 전까지만 해도 "그냥 즐기러 나가는 것"이라면서 "안쳐도 된다"고 씁쓸하게 웃었던 그였다.
그러나 박정권은 이날 우승으로 정신적인 평안함을 다시 찾았다. "상금은 아내와 쇼핑이나 할까요"라는 박정권. 스스로도 후반기 전환점이 되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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