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패에 큰 의미가 없는 경기인만큼 파격적인 포지션 전향이 이뤄졌다. 대한민국 최고 타자 이대호(29. 롯데 자이언츠)가 난생 처음 좌익수 수비에 나섰다.
이대호는 23일 잠실구장서 벌어진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올스타전서 동군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3회까지 1루 수비를 지키던 이대호에게 야구 인생의 특이한 경험이 일어났다.

바로 최형우(삼성)에게 1루 자리를 물려주고 최형우의 자리였던 좌익수로 출장한 것. 투수로 2001년 롯데 입단한 이대호는 그동안 1,3루를 맡았으나 외야수비는 나선 적이 없었다. 올스타전을 포함해 실전 경기서 외야수비에 나선 자체가 처음.
4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이대호는 안치홍(KIA)의 유격수 키를 넘는 좌중간 안타성 타구를 실책없이 잡아 턴한 뒤 2루로 송구했다. 그러나 아무래도 제 포지션이 아니었기 때문인지 2루수 정근우(SK)가 많이 뛰어 잡아낸 송구가 되었다.
그러나 이용규(KIA) 타석에서는 '나는 이대호다'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평범한 뜬공 타구였으나 초짜 이대호가 달려드는 만큼 어떻게 처리하는지 더욱 흥미로웠던 순간. 이대호는 다른 좌익수들처럼 이를 안정적으로(?) 잡아내며 공수교대를 이끌었다. 5회말 두 선수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다시 자기 포지션으로 돌아갔다.
이대호는 깜짝 좌익수 변신에 대해 "내가 원한 건 아니고 김성근 감독님께서 교체하신 것이다. 태어나서 외야수는 난생 처음이었다"며 "어릴 때는 외야로 나가고 싶었다. 이제 소원을 풀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생각보다 외야수가 재미있다. 안치홍 타구도 잡을 수 있었던 것이다. 마지막 (이용규의) 뜬공을 못 잡았으면 야구선수도 아니다"며 웃어보였다.
farinelli@osen.co.kr
<사진> 잠실=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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