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겨지는 영화 개봉일, 이러다 월요일 될라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1.07.24 09: 12

새 영화의 영화 개봉 요일이 계속 앞당겨지고 있다.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올 여름에는 유료시사회 등의 편법까지 동원되면서 사실상 영화 개봉 요일이 화, 수요일로 바뀌어가는 추세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통상적인 새 영화 개봉 요일은 금요일로 고정됐다. 영화 팬들이 극장으로 몰리는 주말 장사부터 승부를 걸었다. 하지만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공세가 점점 심해지면서 영화 개봉요일은 슬그머니 목요일 저녁 시사회를 빌미로 당겨졌고, 2000년 들어서는 아예 수, 목요일 개봉이 일반화 되기 시작했다.

 
주 5일 근무가 보편화된 것도 영화 개봉 요일을 앞당기는 한 요소로 작용했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배급 경쟁 심화다. 경쟁작보다 하루라도 빨리 스크린을 선점해서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영화사들의 전략이 이와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 영화계 일각에서는 "아예 월요일 개봉을 하려는 시도가 나오지 않겠느냐"는 푸념이 나올 정도로 요즘 극장가의 배급 경쟁에는 날이 서 있다.
 
극단적인 사례로 김기덕 감독이 제자 장훈 감독을 나무라는 듯한 편지 형태의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을 들 수 있다. 김 감독은 보도 다음 날 바로 "장 감독을 뭐라고 한 게 아니다"라고 언론 책임을 물었지만 자신의 글 속에 한국영화들의 배급 경쟁도 도를 넘었다는 식으로 지적한 것은 부인못할 사실이다.
 
장 감독은 최근 한국전쟁을 다룬 블록버스터 '고지전'을 개봉했고 김 감독은 이에 앞서 자신의 사단을 통해 '풍산개'를 제작해 올렸다. 하필이면 두 영화는 '해리포터' 시리즈 완결판과 '트랜스포머 3'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의 쌍끌이가 한창이던 때 개봉 시기가 맞물리면서 스크린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개봉 첫 주의 흥행 실적에 따라서 사실상 2주차 스크린 수가 정해지는 것도 영화사들의 마음을 조급하게 만드는 요소다. 하루라도 빨리 유료 관객들을 들여서 첫 주 박스오피스 1~2위를 차지해야 2주차에도 스크린 수를 안정적으로 끌고갈수 있기 때문이다. 화, 수요일의 유료시사회가 등장하게 된 배경이다.
 
경쟁이 치열할 때마다 영화 개봉 요일은 앞으로 앞으로 달려간다. 그 경쟁의 끝은 과연 어디일지 궁금하다.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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