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보이' 박태환(22, 단국대)이 1번 레인의 불리함을 완벽히 이겨냈다.
박태환이 24일 저녁 중국 상하이 오리엔탈 센터서 벌어진 제 14회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서 당당 1위를 차지, 지난 2007년 멜버른 대회 및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다시 세계 정상에 우뚝 섰다.

박태환은 출발반응 속도서 0.67초로 가장 빨랐다. 초반부터 강한 스트로크를 통해 상대를 압박한 박태환은 첫 50m를 25초72, 1위로 통과했다. 박태환의 질주는 이어졌다. 점점 경쟁자들을 상대로 앞서면서 역영했다.
박태환은 150m까지 세계기록에 0.19초 빠른 페이스로 질주했다. 그러나 200m서 아넬(프랑스)에 1위 자리를 내주고 250m 지점서 4위까지 처졌다. 하지만 선두권에서 경쟁을 펼치면서 기회를 엿봤다.
300m서 다시 선두를 되찾은 박태환의 페이스는 끝이 없었다. 1번 레인이라는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인 막판 스퍼트를 실시하며 감격의 우승을 차지했다.
박태환은 광저우 아시안게임서도 쑨양에 작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자유형 200m서 아시아신기록으로 우승한 후 예선서 페이스를 조절하며 5위로 400m 결선에 진출한 박태환은 2번레인에서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금메달을 따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자유형 400m 금메말을 따냈을 당시 쑨양의 초반 레이스를 무시하고 완급 조절을 통해 박태환은 3분41초53의 기록을 작성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달랐다.
이번 대회에 앞서 미국 샌터클래러 그랑프리 대회서 거둔 3분44초99의 기록이 올 시즌 최고 기록인 박태환은 이날 오전 열린 예선서 초반 스타트는 좋았지만 줄곧 4위를 맴돌았다. 막판 스퍼트도 통하지 않아 기록은 굉장히 저조했다.
예선서 7위를 차지한 박태환은 1번 레인을 맞이했다. 작전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박태환 본인도 "선수생활을 하면서 1번 레인에 서보는 것은 처음"이라고 답답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수영대회 규정상 출발대 뒤편에서 봤을 때 맨 오른쪽에 해당하는 1번 레인은 전체 7위 성적이 배정받는다. 8위는 8번레인에서 뛰게 된다.
일반적으로 1번과 8번, 좌우 끝레인은 기록이 좋은 중간레인 선수들이 일으키는 물결의 영향을 받을 뿐 아니라 수영장 양쪽 끝 벽면을 부딪히고 돌아오는 물결의 영향까지 받기 때문에 불리하다.
박태환은 당초 중간 레인 선수들을 견제하면서 경기를 운영할 수 있는 2번, 7번 레인을 노렸으나 상대 선수들의 기록이 예상보다 좋은 바람에 1번 레인에서 뛰게 됐다.
그러나 박태환은 긴장하지 않고 자신의 기량을 그대로 발휘해 기적적인 우승을 이뤄냈다.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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