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보이' 박태환(22, 단국대)이 중국의 자존심을 무너트리며 '중국 킬러'의 명성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박태환은 24일 중국 상하이 오리엔탈 스포츠센터 에서 열린 2011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 결선서 3분42초04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박태환은 이날 대결서 2위로 골인한 쑨양(20, 중국)에게 1초20 앞서며 완벽한 승리를 거둬 쑨양의 등장에 앞서 중국의 중장거리 에이스였던 장린(24)을 번번이 꺾은 데 이어 중국 킬러로서 명성을 이어가게 됐다.

쑨양은 현재 중국 수영의 간판으로 신장 198cm의 완벽한 체격과 파워를 갖췄다. 특히 지난 3월 중국춘계수영선수권대회서 3분41초48을 기록 올 시즌 세계 최고기록을 만들었다.
이 기록은 박태환이 지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세운 개인 최고기록(3분41초53)을 넘는 기록이다.
더욱이 중국은 홈의 이점을 이용, 쑨양의 첫 금메달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 경기 순서를 편성한 것으로 보인다.
정일청 대한수영연맹 전무는 "프로그램은 통상 대회 조직위원회에서 짠다. 상하이세계선수권 조직위 측이 쑨양의 첫 금메달을 염두에 둔 것으로 여겨진다. 당연히 쑨양측에 상태 및 의견을 물었을 것이다. 자유형 400m가 첫 레이스로 배치된 것은 쑨양이 그만큼 자신있다는 뜻으로 읽힌다"고 해석했다.
박태환은 예선서 부진, 중국의 바람대로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았다. 물론 박태환의 개인 최고 기록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무너질 가능성이 높은 1레인을 배정 받았기 때문에 좋은 기록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박태환의 역영은 무서웠다. 박태환은 150m까지 세계기록에 0.19초 빠른 페이스로 질주했다. 그러나 200m서 야닉 아넬(프랑스)에 1위 자리를 내줬고 250m서는 4위까지 처졌다. 하지만 선두권에서 경쟁을 펼치면서 기회를 엿봤다.
250m를 조금 지난 뒤 스퍼트해 300m서 다시 선두를 되찾은 박태환의 페이스는 끝이 없었다. 초반에 치고 나가던 모습을 되찾아 폭발적인 막판 스퍼트를 과시했다. 결국 박태환은 중국의 자존심과 콧대를 시원하게 꺾어버렸다.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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