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볼의 '53-55-55-54' 주문으로 쑨양 따돌려

 박태환(22, 단국대)의 세계 정상 탈환 드라마는 마이클 볼 코치의 전략이 맞아떨어진 작품이었다.

박태환은 24일 저녁 중국 상하이 오리엔탈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11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 남자 자유형 400m 결선서 3분42초04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박태환을 전담 지도하고 있는 마이클 볼(호주) 코치는 이날 400m 결선 레이스서 4가지 숫자를 제시했다. '53-55-55-54'가 바로 그 것. 볼 코치는 400m를 100m씩 구간별로 나눠 박태환에게 이 같은 시간대(초)로 레이스를 펼치라고 주문했다.

박태환은 볼 코치의 주문을 완벽하게 해내지는 못했지만 초반 100m와 막판 100m를 근사치로 역영, 1위를 차지했다. 박태환의 기록은 '53초73-57초17-56초77-54초25'로 첫 100m와 마지막 100m를 볼 코치의 주문대로 해냈다.

반면 2위를 차지한 쑨양(중국)은 박태환의 기록에 미치지 못했다. 단 한 구간도 박태환을 이긴 부분이 없었다. 쑨양의 기록은 '54초15-57초17-57초45-54초47'. 그만큼 쑨양은 상대적으로 안정감을 갖는 4번 레인에서 레이스를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경기력은 좋지 않았다.

따라서 박태환의 기록이 대단하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1번과 8번, 좌우 끝레인은 기록이 좋은 중간레인 선수들이 일으키는 물살의 영향을 받을 뿐 아니라 수영장 양쪽 끝 벽면을 부딪히고 돌아오는 물결까지 있어 불리하다.

하지만 박태환은 불리함을 자신의 스트로크로 만회했다. 폭발적인 스피드가 자랑인 박태환이 해낼 수 있는 작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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