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대호 인턴기자] 프로야구 신인지명회의는 팀의 미래를 결정짓는 자리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각 구단 스카우트들은 매년 8월 열리는 프로야구 신인지명회의에서 팀에 필요한 선수를 뽑기 위해 수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한다. 이때 대학입학 눈치작전은 약과라고 할 정도로 구단들 간의 치밀한 머리싸움이 벌어진다. 때로는 팀에 반드시 필요한 선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경쟁 팀의 전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뽑는 일도 있다.
올해 신인지명회의는 8월 25일 잠실 롯데월드 호텔에서 개최된다. 이번 신인지명회의의 특징은 9구단인 NC소프트에 최우선지명 2명의 혜택이 주어진다. 또한 각 구단이 10명씩 지명한 이후 NC소프트는 5명을 더 지명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각 팀에게는 몇 년도 지명이 팀의 운명을 바꿨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풍작’ 이었을까. 지난해 정규시즌 순위로 2차례에 걸쳐 살펴봤다.
▲ SK 와이번스…2001년, 2005년

SK는 특정 연도 지명에서 큰 재미를 보지는 못했다. 에이스 김광현(2007년), 송은범(2003년)과 정우람(2004년)등 다른 연도에 지명돼 팀의 주축으로 성장한 경우가 많다.
그래도 SK의 가장 성공적인 지명 연도를 꼽아 보자면 신생팀 자격으로 참가한 2001년 지명과 2005년 지명이다. 2001년 지명에서 SK는 2차 1순위에서 3명을 우선 지원하는 특혜를 얻었다. 이때 SK의 유니폼을 입은 선수로는 현재 박경완의 공백을 잘 메워주고 있는 포수 정상호(1차 지명), 짐승같은 수비력을 자랑하는 국가대표 중견수 김강민(2차 2번), 2008년 한국시리즈 우승의 1등 공신 투수 채병용(2차 4번), 비룡 군단의 왼쪽 날개 좌익수 박재상(2차 9번) 등이 있다. 이 외에도 현재 KIA 유니폼을 입고 있는 투수 김희걸과 넥센으로 둥지를 옮긴 내야수 조중근 등이 2001년 SK 지명 출신이다.
2005년은 이 두 명의 선수로 모든 설명이 끝난다. SK 주전 2루수 정근우, 3루수 최정이다. 현재 이 두 명이 SK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해보면 2005년 지명은 SK에겐 축복이었다 말할 수 있다. 최정은 1차 우선지명에서 호명됐고 정근우는 2차 1순위에서 SK 유니폼을 입었다.

▲ 삼성 라이온즈…2002년, 2009년
삼성의 2002년 지명은 팀의 4번 타자, 철벽 불펜 2명, 발 빠른 국가대표 내야수, 유틸리티 내야수를 얻은 최고의 풍년이었다. 삼성은 2002년 1차 우선지명에서 좌완투수 권혁을 선택한 뒤 2차 5번에서 안지만을 뽑아 미래의 필승조를 건져 올렸다.
또한 방출 후 팀에 재입단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지만 올해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최형우를 2차 6번으로 선택했고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에 빛나는 내야수 조동찬을 2차 1번으로 뽑았다. 여기에 ‘포스트 걸사마’로 불리며 내야에서 소금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손주인을 2차 3번에서 얻었다.
2009년 지명 역시 유래가 없을 정도로 많은 선수가 팀의 기둥으로 자리 잡았다. 1차 우선지명에서 유격수 김상수를 지명했고 이어 2차 지명에서 좌완투수 박민규, 외야수 정형식, 투수 정인욱, 외야수 배영섭, 외야수 오정복 등을 뽑았다.
박민규는 구속이 조금은 아쉽지만 뛰어난 제구력으로 기대를 받고 있고, 정형식 역시 빠른 발을 앞세워 외야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정인욱은 올 시즌 삼성 투수진의 넘버원 히트 상품이며 배영섭은 붙박이 1번 타자로 나서며 강력한 신인왕 후보에 올라 있다. 거기에 오정복은 지난해 활약보다는 주춤하지만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선수로 주목받고 있다.
▲ 두산 베어스…2007년
두산의 2007년 신인 지명에서 두 명의 신인왕 수상자가 탄생했다. 2007년 지명은 예외적으로 1차에서 2명을 뽑도록 했고 이때 두산은 우완투수 임태훈과 이용찬을 선택했다.
임태훈은 2007년 곧바로 두산 마운드의 허리가 되며 맹활약했다. 임태훈은 신인답지 않은 두둑한 배짱과 구위로 타자를 상대하며 2007년 한 해 7승3패 20홀드, 평균자책점 2.40을 기록해 신인왕을 품에 안았다. 이후 임태훈은 꾸준히 두산 마운드의 핵심으로 활약하다 올해 5월 개인적인 문제로 인해 현재 주춤한 상태다.
이용찬은 2007년 큰 기대를 받고 입단했으나 팔꿈치 수술을 받으며 데뷔도 못 한 채 시즌을 접어야 했다. 2008년 8경기에만 출전했던 이용찬은 2009년 두산 마무리 자리를 꿰차며 2패 26세이브 평균자책점 4.20으로 세이브 부문에서 롯데 애킨스와 공동 선두를 차지해 신인왕을 수상했다. 이용찬은 지난해까지 마무리 투수로 뛰었고 올 시즌 선발로 전환해 두산의 3선발로 자리 잡았다.

▲ 롯데 자이언츠…2001년, 2004년
롯데의 2001년은 이 선수 하나만으로 성공이었다. 지난해 타격 7관왕에 빛나는 이대호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대호는 2001년 2차 1번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고 당초 투수로 입단 했으나 곧 타자로 전향했다. 결국 이 선택은 본인뿐만 아니라 구단, 더 나아가서는 한국 프로야구에 있어 축복이 되었다. 또한 롯데는 2차 2번에서 뛰어난 수비를 자랑하는 외야수 이승화를 얻었다.
참고로 2001년 롯데의 1차 지명은 누구였을까? 바로 클리블랜드의 추신수다. 그렇지만 추신수는 롯데 대신 메이저리그 시애틀을 선택했고 현재의 위치에 이르렀다. 또한 현재 두산의 중심 타선에서 맹활약중인 최준석 역시 2001년 롯데 2차 6번 지명 출신이다. 그러나 최준석은 이대호에 가려 롯데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고 결국 2006년 최경환, 이승준과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2004년 신인 지명 역시 성공적이었다. 롯데는 1차 지명으로 좌완투수 장원준을, 2차 3번으로 포수 강민호를 선택했다. 장원준은 현재 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좌완 투수로 자리 잡았고 강민호는 박경완의 뒤를 이을 국가대표 포수로 손꼽힌다. 그리고 이때 롯데는 2차 7번으로 내야수 전준우를 지명했다. 전준우는 롯데에 입단하는 대신 건국대에 진학했고, 롯데는 2008년 다시 전준우를 지명해 현재에 이르렀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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