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영광스러웠다" 야왕이 돌아본 30주년 올스타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7.25 10: 54

"30주년 레전드도 되고, 경기도 굿바이로 이기고, 모든 게 좋았다".
화려하게 치러진 2011 프로야구 올스타전. 가장 바쁘고 가장 주목받은 사람은 '야왕' 한대화(51) 한화 감독이었다.
한 감독은 30주년 기념으로 선정된 레전드 올스타 중에서 유일하게 현역 올스타들이 참가한 축제의 장을 함께하며 바쁜 하루를 보냈다. 특히 끝내기 안타를 이병규(LG)와 기쁨에 겨워 얼싸안았고, 이닝교대 과정에서는 박석민(삼성)으로부터 기습 포옹을 받는 등 선수들과 거침없는 스킨십으로도 주목받았다. 선수가 주인공이 되는 올스타전에서 감독이 이렇게 주목받은 적은 없었다. 한 감독은 "30주년 올스타전은 정말 영광스러웠다"고 되돌아봤다. 한 감독에게 30주년 올스타전은 어떠했을까.

▲ 30주년 레전드 예우
한 감독은 30주년 레전드 올스타 부문 3루수로 선정됐다. 나머지 포지션 레전드들과 함께 올스타전 일주일 전부터 기념 화보를 찍으며 분위기가 조성했다. 특히 한 감독은 패션화보를 협찬한 남성복 메이커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수트가 가장 잘 어울리는 레전드'로도 선정됐다. '패션왕'이 된 한 감독은 "내가 패션이 제일 잘 어울린다고 하더라"며 껄껄 웃었다.
그리고 올스타전 당일날. 한 감독은 경기 전 유니폼을 입고 있었지만 1시간 전부터 자리에서 사라졌다. 코치 자격으로 올스타전 도열을 함께 하지 못했다. 30주년 레전드 기념행사 때문이었다. 양복으로 갈아입은 한 감독은 다른 레전드들과 함께 리무진을 타고 경기장에 입장한 뒤 레드 카펫을 밟고 그라운드로 향했다. 이어 단상에 올라 핸드프린팅을 하고, 이용일 KBO 총재대행으로부터 다이아몬드가 장식된 반지를 직접 끼워받았다.
한 감독은 "KBO에서 30주년 기념사업으로 한 올스타전이었다. 더군다나 팬들의 투표로 레전드 올스타에 선정됐다는 게 너무 기분이 좋았다. 팬들에게도 정말 고마웠다"며 "레전드 30주년으로 금반지도 받았다. 20주년 때에는 내가 최다 득표를 받았지만 아무 것도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KBO에서 크게 예우해주더라. 정말 영광스러웠다"고 말했다. 한 감독은 "유니폼과 양복을 몇번이나 갈아입었는지 모르겠다. 현역감독 중에서 유일하게 레전드에 뽑혀 정말 바빴다. 그렇지만 기분은 더 좋았다"고 되돌아봤다.
▲ 화제가 된 끝내기 포옹
 
 
한 감독은 "레전드 올스타도 영광스러웠지만 경기도 굿바이로 이겨서 모든 게 너무 기분 좋았다"고 말했다. 이날 한 감독이 소속된 웨스턴리그는 연장 10회말 2사 1·3루에서 이병규의 극적인 끝내기 안타로 5-4 역전승리을 거뒀다. 1루 베이스코치로 있던 한 감독은 두 팔을 번쩍 들고 이병규와 가장 먼저 얼싸 안으며 끝내기의 기쁨을 만끽했다. 평소 농담과 유머를 즐기지만 경기 중에는 근엄한 모습을 잃지 않았던 한 감독이기에 의외. 한 감독은 "이기니까 기분이 정말 좋더라. 마침 1루에 있었으니까 그렇게 포옹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감독은 "우리팀이 끝내기를 칠 때에도 좋아한다. 올스타전에서는 1루 베이스코치로 있으니까 카메라가 직접적으로 비친 것이다. 평소 벤치에서도 잘 기뻐한다"며 웃어보였다. 이어 "올해 같은 경우 유독 선수들이 이기려고 많이 노력하더라. 예전에는 승패에 그리 비중을 두지 않았는데 올해는 다르더라"고 설명했다. 한 감독이 환한 표정으로 이병규와 얼싸안은 모습은 또 다른 볼거리를 선사했다. 4회에는 삼성 시절 제자 박석민이 3루 베이스코치로 나간 한 감독을 갑작스럽게 껴안기도 했다. 한 감독은 "갑자기 느닷없이 포옹을 하더라. 나랑 친하다는거 표시내는거지 뭐"라며 껄껄 웃었다.
그렇다면 마지막 순간 이병규의 끝내기 안타는 어떻게 봤을까. 이병규는 오승환의 5구째 바깥쪽 낮은 변화구를 밀어쳐 유격수와 3루수를 넘어 좌익수 앞에 뚝 떨어지는 안타를 쳤다. 한 감독은 "치기 어려운 공이었다. 하지만 좌익수 최형우도 잡기 힘들었다. 이병규가 치기 어려운 코스를 최형우가 잡기 어려운 코스로 친 것"이라고 한마디로 명쾌히 요약했다. 한 감독은 "이병규는 내가 LG를 떠날 때 등번호 9번을 준 선수다. 2001년 야구월드컵 때에도 코치와 선수로 함께 했다"며 애정을 보였다. 여러모로 한 감독에게 30주년 올스타전은 어느 때보다 영광스럽고 의미있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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