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내 아이돌 한류의 판도가 조금씩 변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정 그룹의 인기에 의존한 단발성 히트 보다는 한 일 기획사들이 조직적인 연대로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에는 YG가 일본 굴지의 엔터테인먼트 기업 AVEX와 손잡고 본격적으로 열도에 진출했다. 국내 대형 가요 기획사 가운데 일본 진출은 가장 늦었지만 조건은 가장 좋다.
지금까지 국내 아이돌 그룹의 일본 활동은 대개 파트너 현지 기획사가 내건 조건에 맞춰서 이뤄졌다. K-POP이 J-POP 형태로 바뀌는 경우도 심심찮게 발생한 이유다. 그러나 YG와 AVEX는 신 레이블 '와이지엑스(YGEX)'를 출범시켰다.

'YGEX'는 'YG'의 'YG'와 'AVEX'의 'EX'가 하나가 되어 태어났다는 의미로, YG패밀리 전용 레이블을 가리킨다. YG의 수장 양현석 대표는 "YGEX는 앞으로 K-POP도, J-POP도 아닌 YG만의 색깔이 담긴 'YG POP'을 선보인다"고 발표했고 AVEX측도 이를 지지하는 입장을 밝혔다.
마츠라 마사토 대표는 지난 2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양사 조인식에서 "제이팝, 케이팝 상관없이 와이엑스는 YG만의 사운드 확립하겠다. 많은 성원 부탁드린다"고 축사를 했다. 한국 아이돌 그룹의 일본 진출에서 갑과 을의 관계가 드디어 역전한 셈이다.
이에 양 대표는 "앞으로 YG의 신인그룹은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데뷔하며 9월 2EN1의 일본 진출 시작으로 기존 가수들도 많은 활동을 벌일 예정"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할 예정이다. 좋은 음악하는 회사 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당장 기대되는 효과는 걸그룹 2NE1의 일본 본격 진출이다. 올 봄 일본 대지진으로 데뷔 시기를 늦췄던 2NE1은 9월부터 본격적으로 일본 프로모션을 시작한다. 한국과 일본에서 똑같은 자신들만의 음악으로 승부를 건다.
이미 2NE1은 지난 번 도쿄 방문에서 현재 팬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고 에이벡스 측은 "패션 스타일이 좋은 미래적인 그룹"으로 현지 홍보에 나서 큰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실제로 이들 4명의 개성파 뮤지션들은 일본에서 박력있는 음악과 개성있는 패션으로 여성팬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국내 무대에서 트리틀 타이틀곡 프로모션이란 파격으로 대성공을 거뒀던 2NE1은 이후 3연속 음원차트 올킬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다른 걸그룹들과 차별화된 컨셉으로 승부해온 이들이 일본에서 새로운 아이돌 한류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게 AVEX의 자신감이다.
일본 시장에서 벌써 높은 상품가치를 인정받은 빅뱅은 이제 AVEX라는 든든한 날개를 달고서 정상을 향해 더 빨리 달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YG 사단의 일본 방문 때도 하네다 공항에는 빅뱅 멤버들의 사진과 응원 문구를 적어둔 수백 명 팬들이 도열해 빅뱅을 반겼다.
또 앞선 이들의 콘서튼 수만 석 규모의 공연장을 연일 만석으로 채우는 파워를 과시했다. 동방신기가 갈라지 이후, 일본에서 이 정도 규모의 콘서트를 완판시키는 한국 아이돌 그룹은 드물다. 무엇보다 빅뱅이 본격적인 일본 프로모션을 하기 전에 이 정도 성과를 거뒀기 때문에 앞으로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는 게 현지 공연관계자들의 분석이다.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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