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잘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CJ 선수들이 워낙 잘해서요. 이영호 선수 외에는 불안하기는 해요." 지난 23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관람하기 위해 온 KT 팬의 말처럼 KT의 완승을 예상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지훈 감독은 달랐다. 한계점에 달한 듯한 선수들에 대한 굳은 믿음은 '뚝심' 그 자체였다. 그의 기막힌 '저그 라인' 기용은 결국 KT의 2년 연속 결승행을 이끌었다. KT는 지난 24일 서울 문래동 룩스 히어로센터에서 벌어진 CJ와 플레이오프 2차전서 4-2로 승리하며 시리즈전적 2승 무패로 2년 연속 프로리그 결승전 진출에 성공했다.
1차전 4저그 출전에 이어 고강민 김성대 최용주 등 라인업의 50%를 저그로 가동시킨 KT는 전력이 뒤진다는 모두의 예상을 뒤집으며 결승행의 드라마를 완성시켰다.

플레이오프 시작 전 이 감독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도 우리의 해법은 저그 라인이다. 한 경기에 2승씩만 챙겨도 대성공이다. 설령 실패한다 해도 다음 시즌 우리 팀 전력에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저그라인에 대한 굳은 신뢰감을 드러냈다.
저그라인을 믿고 기용한 이 감독의 전략은 플레이오프서 보기 좋게 들어맞았다. 6강 플레이오프와 준플레이오프서 부진했던 김성대는 1차전서 진영화를 제압하며 사실상 1차전 승리를 견인하는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고, 최용주는 1차전, 2차전 모두 3-2로 앞선 상황서 나와 팀 승리를 매조지하면서 든든한 KT의 뒷문을 자처했다.
김성대는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는 선수였고, 최용주는 경험이 일천한 신예지만 단기적인 안목보다는 장기적인 목표를 보고 달려가는 이지훈 감독의 뚝심과 선수들의 기본 기량에 대해 눈여겨 봐왔던 이지훈 감독의 안목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선수에 대한 강한 믿음으로 2년 연속 프로리그 결승행에 성공한 이지훈 감독. 2년 연속 우승컵을 들어올리려는 그의 의지가 결승에서도 '믿음'의 엔트리를 구성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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