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구장에서 뛸 수 있게 준비하겠다".
한화 구단이 '코리안 특급' 박찬호(38·오릭스)의 한국행 선언에 대해 환영 의사를 나타냈다. 박찬호는 25일 발매된 스포츠월간지 <스포츠온> 8월와의 인터뷰에서 한국행을 선언한 상태다.

그는 오사카 현지에서 진행된 <스포츠온>과 단독 인터뷰에서 "작년 메이저리그 생활을 청산했을 때 가장 가고싶은 곳은 한국이었다. 그러나 절차상 문제가 있어 일본을 선택했다"며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다. 제도적인 제약이 너무 많지만 고향팀 한화에 가고 싶다"고 밝혔다. 박찬호는 올해 일본에서 1승5패 평균자책점 4.29에 그치며 지난 5월30일 기약없는 2군행 통보를 받았다. 6월말 1군 복귀 가능성이 있었지만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좌절됐다. 이후 2군에서 몸을 만들며 이 같은 복귀 의사를 내비쳤다.
이에 대해 한화 구단도 환영의 입장을 보였다. 한화 노재덕 단장은 25일 "우리로서는 웰컴이다.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 경험이 있고, 관록에서 그 이상 가는 선수는 없다. 우리 고향 선수이고 스타이지 않은가"라며 "전력으로나 마케팅으로나 우리팀에게 적합한 건 이견의 여지가 없다. 우리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여건만 된다면 박찬호 선수가 꼭 우리 대전구장에서 뛸 수 있게 준비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충청남도 공주 태생인 박찬호는 공주중동초-공주중-공주고를 거쳤다. 공주에서 태어나고 자란 충청도 스타.
다만 절차상 문제가 복잡하다. 박찬호가 지난해 일본프로야구를 택한 것도 결국 절차상 문제였다. 규약상으로 드래프트 한 달 전까지 다른 프로 리그에 소속된 선수는 신인 드래프트를 신청할 수 없다. 그 이전에 팀에서 퇴단하거나 자유의 몸이 되어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신인 드래프트를 신청이 가능하다. 박찬호의 경우에는 드래프트 2주 전 그러니까 8월11일까지 신청이 가능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일본프로야구에서 외국인선수의 시즌 중 퇴단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큰 걸림돌이 된다. 야구규약 105조 4항에 따르면 '특별지명을 실시해 입단 계약을 체결할 경우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사용한 것으로 한다'고 되어있다. 그러나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1라운드 여부를 떠나 특별지명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타구단의 동의와 여론이 형성되어야 한다.
하지만 노 단장은 "해외파 특별지명의 선례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07년 해외파 특별지명을 통해 최희섭·송승준·채태인 등이 복귀했다. 당시 한화는 순번에서 밀려 유일하게 지명권을 행사하지 못했다. 노 단장은 "박찬호는 충청도에 있을 때 진정한 의미가 있지 않겠나. 경상도나 전라도에 있다는 건 상상도 안 된다. 그런 의미에서 KBO와 나머지 구단들도 잘 이해하고 도와주실 것"이라고 기대했다.
노 단장은 "우리가 지금 1~2위를 하는 것도 아니고 작년과 재작년 꼴찌를 하고 지금도 아등바등하고 있다. 팀을 리빌딩하고 있는 마당에 내년이면 마흔이 되는 박찬호를 1차 지명하기는 쉽지 않다"며 "박찬호가 확실하게 국내 복귀 의사를 밝히고, 오릭스에서 퇴단한다면 공식적으로 KBO와 다른 구단들에게 특별지명에 대해 요청할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서는 KBO 이사회를 통해 구단간의 의견을 모아야 한다.
취임 2개월째가 된 노 단장은 "아직 박찬호와 연락을 한 적은 없다. 지금은 연락을 취하기 쉽지 않다"며 "우리가 원한다고 당장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오릭스 구단에서 먼저 결정해야 할 부분이다. 오릭스에서 그런 입장을 표명하면 우리로서는 아주 감사한 일"이라며 박찬호 영입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내비쳤다. 과연 박찬호가 내년에 대전구장에서 한화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설 날이 올까. 일단 한화 구단은 어느 때보다 환영 의사를 보였다.
waw@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