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이만수, "시구는 태어나서 처음, 너무 영광"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1.07.25 13: 15

"항상 받아주기만 하다가 처음으로 했다"
역대 별들의 잔치 중 가장 화려했던 2011 올스타전. 프로야구 30주년 기념 최고 레전드 올스타로 시구자로 나선 이만수(53) SK 2군 감독에게는 더없이 영광스런 자리였다.
이 감독은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올스타전 식전 행사의 사실상 주인공이었다. 레전드 베스트10 최다 득표 영광을 안은 이 감독은 리무진에서도 맨 마지막에 내린 후 시구까지 나서 야구팬들로부터 뜨거운 박수 갈채를 받았다.

이 감독은 24일 하루 전 올스타전을 돌아보면서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신경을 많이 썼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한 후 "우리도 이렇게 행사를 하는구나 싶었다. 30년 프로야구 역사에서 최다 득표를 한 것은 개인적으로 너무 영광스럽다. 나중에 할아버지가 돼서 손자 손녀에게 이야기 해 줄 것이 생겼다"고 감격스런 표정을 지었다.
이어 투수 부문 레전드로 선정된 선동렬 전 삼성 감독을 포수로 앉히고 한 시구에 대해서는 "KBO에서 서프라이즈 행사를 준비했다고 연락이 왔었다"면서 "항상 받아주기만 했는데 이번이 생애 첫 시구였다. 국보급 투수 선동렬 감독과 배터리를 이룬 채 시구를 했다는 것도 의미있고 기념될 만한 일이었다"고 흐뭇해 했다.
특히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나를 사랑해주나 놀랐다. 너무 감사한 일"이라는 이 감독은 "아무래도 야구를 좋아하고 야구 발전을 위해 노력한 것이 야구인들과 언론인들, 팬들에게 어필을 한 것 같다"면서 "이번 올스타전이 꼭 나를 위한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너무 기분이 좋았다. 레전드 올스타 기념 반지는 가보로 잘 보관하겠다"고 활짝 웃었다.
 
최고 스타였으나 은퇴식 없이 쫓겨나듯 한국을 떠나야 했던 이 감독이었다. 그런 만큼 이번 올스타전을 통해 느낀 감회가 어느 정도였는지 충분히 헤어릴 수 있는 말이었다.
가족들에게도 의미가 있었다. 이 감독은 "아내(이신화)가 내게 '마치 당신을 위한 레전드 올스타전 같다'고 말했다. 내가 리무진에서 내릴 때 기립해서 박수를 치는 관중들을 볼 때는 눈물을 참느라 고생을 했다고 하더라"고 흐뭇하게 웃었다. 또 "아들 2명(하종, 언종)도 왔는데 '한국에서 이렇게 멋진 행사는 처음이었다. 아빠가 자랑스럽다. 그동안 힘들었던 것이 오늘 영광을 보기 위한 것'이라고 말해줘 기분이 너무 좋았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후배들이나 선수들이 '나중에 감독님처럼 될 수 있을까요. 부러워요'라고 말할 때는 스스로 자랑스럽기까지 했다"면서도 "감사하고 영광스럽다"고 재차 겸손한 소감을 밝혔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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