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대호 인턴기자] 지난해 8월 2011년 신인지명회의에서 LG는 1지명으로 휘문고 투수 임찬규를 선택했다.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입단한 임찬규는 전반기 동안 6승3패 7세이브 평균자책점 2.70의 준수한 성적을 올려 삼성 배영섭과 함께 강력한 신인왕 후보에 올라있다. 반면 SK는 지난해 모두 9명의 선수를 지명했지만 전반기까지 단 한명의 선수도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다.
물론 팀에 따라 1군 엔트리 현황이나 팀 순위 등 여러 변수로 인해 신인 기용도가 크게 달라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처음부터 두각을 나타내는 신인 선수보다 2군에서 기량을 갈고 닦아 주전으로 도약하는 선수가 더 많다. 그렇지만 구단이나 팬 입장에서는 타 구단에서 지명한 신인이 활약하는 모습을 보면 아쉬운 마음을 갖게 되는건 자연스러운 현상일 것이다. 이처럼 팀의 현재와 미래를 바꿔놓을 신인지명의 역사, 이번엔 나머지 네 구단을 알아봤다.
▲ KIA 타이거즈...2005년, 2006년

'투수 왕국' KIA의 기반을 닦은 건 2005년과 2006년 신인지명이었다. KIA는 2005년 2차 1지명에서 윤석민을 선택해 미래 팀 에이스를 얻었다. 또한 이해 KIA는 1차 지명에서 위력적인 강속구를 지닌 곽정철, 2차 2번에서 현재 군복무중인 이범석을 얻었다. 참고로 2005년 2차 1순위 지명자들의 면면을 보면 무척 화려하다. 롯데는 조정훈, 두산은 서동환, LG는 정의윤, 한화는 양훈, 삼성은 오승환, SK는 정근우, 현대는 차화준 등을 지명했다.
2006년 KIA 신인지명의 관심사는 온통 '10억팔' 한기주에게 쏠려 있었다. 신인사상 최고 계약금은 10억을 받고 KIA에 1차 지명된 한기주는 팀의 마무리로 훌륭한 활약을 하다 최근 팔꿈치 인대 접합수술 재활을 마치고 1군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또한 KIA는 2차 1번에서 손영민을 선택했고 2차 3번에서는 박경태를 지명해 좌완 갈증을 덜었다.
▲ LG 트윈스...2003년
LG는 신인지명 역사에 남을만한 1994년(유지현, 서용빈, 김재현, 인현배, 최동수 등)의 추억을 갖고 있지만 2000년대 신인 지명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거액을 안겨준 1차지명 선수가 기대만큼 활약해 주지 못하거나 아예 타 스포츠 종목으로 변신을 시도하는 일까지 있었다.
그래도 LG의 2003년 신인 지명은 미래 LG의 핵심 전력들이 들어온 성공적인 지명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1차 지명에서 LG는 '내야 수비의 핵' 박경수를 지명했고 이어 2차에서는 '슈퍼소닉' 이대형, 현재 경찰청에서 군 복무 중인 우규민 등을 선택했다. 이때 2차 1번으로 LG에 지명된 선수가 바로 현재 두산에서 뛰고 있는 이성열이다. 이성열은 2008년 최승환과 함께 두산으로 팀을 옮겼고 이때 LG는 이재영과 김용의를 받았다.

▲ 넥센 히어로즈...2003년, 2006년
넥센의 전신인 현대는 잦은 연고이전이 문제가 되며 2003년 신인 드래프트부터 1차 우선 지명권을 빼앗겼다. 그렇지만 꾸준히 훌륭한 선수들을 찾아내 훈련시켜 주전 선수로 성장시켰다. 신인선수를 잘 훈련시켜 기량 발전을 빠르게 하는 전통은 넥센에도 이어져 사람들은 넥센을 두고 '화수분'이라 부르기도 한다.
넥센의 가장 성공적인 지명은 아직 현대였던 시절인 2006년 신인지명이다. 이때 2차 1번으로 유격수 강정호, 2번으로 투수 김영민, 3번으로 3루수 황재균, 6번으로 포수 유선정을 골라내며 팀의 중추적인 선수로 키워냈다. 이 가운데 황재균은 지난해 롯데로 자리를 옮기긴 했지만 강정호는 이제 넥센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2011년 넥센의 신인지명 역시 흥미롭다. 넥센은 이때 10명의 선수를 지명했는데 이 가운데 무려 4명이나 1군 데뷔전을 치렀다. 1번 지명인 좌완 윤지웅은 현재 넥센의 필승조에 합류해 있는 상태고 2번 지명 투수 이태양 역시 시즌 초 1군에서 기대를 심어줬다. 거기에 발 빠른 외야수 고종욱 역시 장기영의 뒤를 이을 선수로 주목받았고 언더핸드 김대우는 지난 6월 초 말 그대로 화제를 일으키며 혜성같이 등장했다.

▲ 한화 이글스...2006년
2006년 신인지명에서 1차 우선 지명되며 한화 유니폼을 입은 투수 유원상은 결국 최근 LG로 트레이드 되고 말았다. 게다가 나머지 지명 선수들도 1군에서 크게 빛을 보지는 못했다. 그렇지만 이 한 명의 선수로 이야기는 끝난다. 바로 국내 최고의 투수, 류현진이다.
지명 당시 류현진은 팔꿈치인대 수술 전력으로 인해 각 구단에서 지명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었다. 고교 최대어였던 한기주 만큼은 아니지만 동산고를 이끌었던 류현진 역시 전문가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고 1차 우선지명을 기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SK는 인천고 포수 이재원을 선택했고, 2차 1번에서 가장 먼저 지명권이 있던 롯데가 류현진을 선택할 것이라 예상했으나 광주일고 나승현 쪽으로 급선회하며 결국 롯데 다음 지명 순위였던 한화가 류현진을 얻게 됐다.
많은 전문가들은 류현진이 선발 재목이긴 하지만 2군에서 1년 이상 갈고 닦아야 선발 투입이 가능할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데뷔 첫 등판부터 '괴물'과 같은 모습을 보여줬고 시즌 끝까지 그 모습을 유지해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석권했다.
cleanupp@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