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선동렬과 배터리를 이뤄 더 의미가 있었다".
프로야구 30주년 최고 레전드 올스타로 이름을 올린 이만수(53) SK 2군 감독이 선동렬(48) 전 삼성 감독과 생애 처음 배터리를 이룬 소감을 밝혔다.
이 감독은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올스타전 식전 행사에서 시구자로 마운드에 올랐다. 포수로만 살아왔던 이 감독이 생애 처음으로 마운드에서 시구를 한 순간이었다. 더구나 '국보'로 불리는 투수 부문 레전드 선 전 감독이 포수 미트를 끼고 앉는 시포자로 나서 더욱 관심을 모았다.

한 차례 연습투구를 한 이 감독은 정확하게 스트라이크 존에 볼을 꽂아 넣었다. 지난 1997년을 끝으로 선수생활을 그만뒀지만 여전히 싱싱한 볼을 뿌렸다.
이에 선 전 감독은 이 감독에게 직접 "선배님, 볼 회전이 정말 좋으시다"면서 "볼도 빠르고 스트라이크까지 던지셨다. 대단하시다"고 피칭 평가를 곁들이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국보의 긍정적인 평가에 이 감독은 겸연쩍어 하면서도 "1군에 있을 때도 마찬가지지만 2군에서도 거의 매일 선수들에게 배팅볼을 던져주기 때문에 어렵지 않았다"고 당당히 설명하며 웃었다.

두 레전드 올스타는 한 번도 제대로 된 대화를 한 적이 없었다. 삼성과 해태 라이벌 구단의 간판 스타였고 5살이라는 터울이 있었다. 성장 배경도 달랐고 지금보다 선후배가 엄격했던 시대의 5살은 감히 말을 섞기가 쉽지 않았다. 지도자로 시상식 때나 가끔씩 지나치던 사이였다.
이 감독은 "국보급 투수 선동렬 감독과 배터리를 이뤄 시구를 했다는 것도 의미있고 기념될 만한 일이었다"면서 "늘 받아주는 것만 했는데 시구는 태어나서 처음한다"고 감격스러워했다.
특히 "그동안 선 전 감독과는 이야기 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는 이 감독은 "이번 행사 때 리무진을 타고 오면서 많은 이야기를 했다"면서 "주로 내가 질문을 많이 했다. 감독을 하면서 힘든 일이 무엇이었는지, 대구가 고향이 아니었는데 어땠는지, 감독이 해야 할 역할을 물어봤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선 전 감독은 깍듯했다고. 이 감독은 "선 전 감독은 내 질문에 진심을 가지고 진실되게 이야기 하더라. 나이 차이도 많이 나고 1군 감독도 아니고 한데도 허심탄회하게 선배를 위한 조언을 해주더라"면서 "너무 고맙고 좋은 후배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실적으로 경험에서 우러나는 이야기를 해줘 도움이 많이 됐다. 고맙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이 감독은 "한대화 감독도 후배지만 친근감 있게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밝아졌더라"라고 말한 후 "리무진에서 내려 악수를 하는데 박종훈 LG 감독과 김시진 넥센 감독이 아무래도 친구니까 가장 좋아하더라"고 덧붙였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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