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실련, 가수 주민번호 유출 '신상털기' 한방이면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1.07.26 10: 19

한국음악실연자협회의 실수로 인기 가수들의 주민등록번호가 무더기 유출된 가운데, 이로 인한 추후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주민등록번호가 일부 삐뚤어진 팬들의 손에 들어가면, 사생활에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 구체적인 피해 상황이 포착되고 있지 않아 가수들은 '조금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지만, 혹시 모를 추가 피해에 긴장하고 있는 상태다. 

 
주민등록번호 공개는 즉시 온라인 상의 '신상털기'로 이어진다. 실제로 인기가수 아이비는 지난해 한 언론사의 실수로 주민등록번호가 공개돼, 즉시 일부 네티즌의 표적이 됐다. 주민등록번호와 본명을 이용해, 거의 모든 온라인 사이트에서 아이비의 아이디와 예전 행적을 모두 찾아냈으며, 실제인지 알 수 없는 정체불명의 글들이 '아이비의 글'이라며 온라인 상에 떠돌았다. 이는 결국 소송으로까지 번졌다. 
 
대부분의 인기 스타들은 이미 온라인상의 행적을 모두 지워둔 상태. 불필요한 경우, 자신 명의로 아이디를 만들지도 않는다. 그래도 피해는 입을 수 있다. 특히 아이돌스타들의 경우 해외 출입국이 쉽지 않아진다. 주민등록번호에 팬들이 이미 알고 있는 다른 정보를 결합하면 항공사 정보를 조회, 출입국 예정시간을 모두 알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팬들에 의해 주민등록번호가 유출된 한 아이돌그룹은 상당한 불편함을 호소한 바있다. 멤버들은 지난 인터뷰에서 "일부 팬들이 항공사 기록을 모두 조회해, 공항에 우리보다 먼저 가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개인적인 일로 비행기를 타기가 아주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또 주민등록번호가 자주 도용되기도 한다. 멤버들은 "모든 포털사이트엔 우리의 이름으로 이미 회원가입이 돼있더라"면서 "뿐만 아니라 휴대폰 번호 등 은행, 통신사에서마저 정보가 샌 적이 있다"고 밝혔다. 
 
다른 인기가수도 "갑자기 포털사이트 아이디 비밀번호가 바뀌어 있는 등 짓궂은 장난이 이어진다. 온갖 협회와 기관에 내 주민번호로 마구 검색을 해본 상황이 포착돼 섬뜩하기도 했다"고 말한 바있다.
 
음실련이 유출한 주민번호는 그 규모도 4600여명이나 돼 피해가 분산됐고, 크게 이슈가 되기 전에 음실련 측이 조치를 취해서 즉각적인 '신상털기'로 이어지진 않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일부 열혈팬들 손에는 이미 주민번호가 넘어갔을 가능성이 높다.
 
한 가요관계자는 "온라인 사이트 아이디 점검 등 피해 사례가 없는지 지속적으로 체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음실련은 지난 25일 파문이 일자 "시스템 개발업체가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하는 과정에서 특정 포털사이트의 정보검색 수집기가 음실련 회원정보까지 검색가능하게 되어 일시적으로 회원정보가 노출된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즉시 회원정보 검색이 불가능하도록 조치하였으며, 향후 이런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홈페이지의 정보보호를 강화하고 시스템 개발업체의 관리감독을 철저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음실련의 관리감독 소홀로 소중한 개인정보가 유출된 점 사과드리며, 향후 재발방지 및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ri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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