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선구안이다. 좋은 타격을 하기 위해서는 볼보다 스트라이크를 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트라이크와 볼을 잘 구분할 수 있는 선구안이 있어야 한다. 물론 양쪽 눈 시력이 2.0이라도 선구안이 다 좋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좋은 시력은 공을 정확히 보는데 도움이 된다.
'쿨가이' 박용택(32, LG 트윈스)이 10년 만에 다시 안경을 끼고 타석에 들어서 후반기 맹타를 다짐했다.
일단 출발은 좋다. 박용택은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웨스턴리그 5번타자로 출장해 4타수 1안타를 기록하며 안경을 쓰고서 첫 안타를 신고했다.

박용택도 "비록 첫날이었지만 타석에서 볼도 잘 보인다. 예전에 다른 타자들이 타석에서 실밥이 보인다고 말하는 것에 대해서 난 이해를 못했는데 실제로 실밥이 보였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박용택은 지난 2001년 고려대를 졸업한 뒤 라식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벌써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얼마 전 안과를 가서 시력을 확인해 보니 양쪽 모두 0.9로 나타났다. 일상 생활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타석에서 공을 보는데 부족함이 있는 시력이었다. 이 때문에 박용택은 안경을 쓰기로 큰 결단을 내렸다.
일단 안경을 써서 효과를 본 타자들이 꽤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팀 동료인 조인성이다. 조인성은 지난해 안경을 쓰고 타석에 들어서 데뷔 첫 3할을 넘김과 동시에 28홈런 107타점을 기록하며 골든글러브까지 차지했다. 올 시즌에도 벌써 14홈런 50타점을 기록 중이다.
롯데 내야수 조성환도 지난 11일부터 교정용 안경을 쓰고 그라운드에 나타났다. 최근 3년간 평균 타율이 3할2푼2리였던 조성환은 지난 11일까지 타율이 2할3푼5리밖에 되지 않았다. 양승호 감독과 면담 때 "타석에서 공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말을 했고, 병원의 추천에 따라 안경을 착용했다.
"도움이 되는 건 뭐든지 해보려고 생각했다"고 말한 조성환은 안경을 처음 착용한 12일 사직 한화전에서 홈런 포함 2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한 데 이어 14일에도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물론 여전히 시즌 타율이 2할4푼3리에 그치고 있지만 안경 착용 후 타석에서 자긴감이 확실히 생겼다고 볼 수 있다.
박용택도 "나도 몰랐는데 난시가 조금 있었다. 일단 적응할 시간이 조금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하면서도 "안경을 쓴 것이 꼭 도움이 되어야 한다"면서 각오를 다졌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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