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피가 끊는다".
10년 만에 전설의 타이거즈 유니폼이 등장했다. KIA 선수들은 26일 광주 삼성전에서 불패의 상징인 빨간셔츠-검정색 바지의 타이거즈 원정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2001년 해태 타이거즈의 원정유니폼은 7월26일 사직 롯데경기가 마지막이었다. 공교롭게도 10년만의 부활이다.
선수들이 착용한 올드 유니폼은 빨간 셔츠와 검정색 바지, 그리고 검정색 헬맷도 비슷했다. 젊은 선수들은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아울러 "뜨겁긴 뜨겁다"며 검정색 바지의 위력에 혀를 내둘렀다. 그러나 이종범 김상훈 유동훈 김상현 등 유니폼을 입은 경험이 있는 선수들은 제법 어울렸다. 이종범과 이건열 이강철 코치는 팬사인회를 개최했고 팬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이종범에게도 오랜만에 입어보는 올드 유니폼이었다. 지난 97년을 끝으로 주니치에 이적한 이후 14년만에 입었다. 이종범은 "신인때는 정신 없이 뛰느라 빨간 유니폼이 상대에게 위압감을 주는 줄을 잘 몰랐지만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런 것 같았다. 예전에는 검정색 스파이크였는데 너무 뜨거워서 물 뿌리며 운동했던 기억이 난다"며 웃었다.

잠수함 투수로 최강 해태를 이끌었던 이강철 투수코치는 "오늘은 이 유니폼을 입고 선발투수로 나서고 싶다. 검정-빨간 유니폼에 얽힌 사연이 많다. 특히 한 여름 뜨거운 대구구장에서 완봉승을 거둘때가 생각난다. 당시 바지는 땀으로 흥건했다. 그러나 검정 바지 때문에 티도 나지 않았다. 그때도 스파이크가 너무 뜨거웠다"고 말했다.
해태시절 1루수로 활약했던 이건열 타격코치는 "갑자기 빨간피가 끊는다. 어린 선수들은 좀 어색하다고 말하지만 우리에게는 아무래도 남다른 의미가 있는 유니폼이 아닌가. 우리 선수들이 이 유니폼을 입고 이겼으면 좋겠다. 그런데 옷이 좀 덥긴 덥다"며 웃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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