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확고한 리빌딩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화는 지난 겨울 베테랑 선수들을 대거 내보내며 젊고 가능성 있는 선수 위주로 팀 개편을 단행했다. 시즌 초반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5월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팀 리빌딩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시즌 순위는 아직 7위에 머물러있지만 리빌딩 단계에 있는 팀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만족할 만한 성적이다. 성적에 조금 더 욕심을 낼 법하지만 한화는 리빌딩에 더 포커스를 맞추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최근 불거진 박찬호의 한국행 관련해 한화는 리빌딩에 무게를 뒀다. 규정상으로 한화는 박찬호에 대한 우선권을 갖고 있지만 대신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소모해야 한다. 야구규약 105조 4항에 따르면 '특별지명을 실시해 입단 계약을 체결할 경우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사용한 것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한화는 박찬호를 데려오기 위해 굳이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소모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화 노재덕 단장은 "우리가 지금 1~2위를 하는 것이 아니지 않나. 작년과 재작년 꼴찌를 하고 지금도 하위권에서 아등바등하고 있다. 팀을 리빌딩하고 있는 마당에 내년이면 마흔이 되는 박찬호를 1차 지명으로 데려오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노 단장은 "박찬호가 오릭스에서 퇴단할 경우 공식적으로 KBO와 다른 구단들에게 특별지명에 대해 요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7년 해외파 특별지명을 유일하게 하지 못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양해를 구할 계획이다.
지난 23일 KIA에서 웨이버 공시된 베테랑 우완 투수 이대진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한대화 감독은 "이대진을 영입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한 감독은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낫다. 어떤 보직이 되든 젊은 선수들을 키우는 것이 맞다"라는 입장을 보였다. 한화는 올해 류현진-양훈-김혁민-안승민-장민제로 이어지는 만 25세 이하 토종 5인 선발진을 구축하는 성과를 올렸다. 젊은 선수들이 확고하게 자리를 잡은 상황에서 굳이 베테랑 선수에게 손 뻗을 필요가 없다는 게 한 감독의 생각이다.
사실 한화 입장에서 이대진은 구미가 당길법한 투수다. 에이스 류현진이 왼쪽 든 근육통을 호소하며 여전히 선발 로테이션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불펜에도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김광수가 거의 유일한 우완 투수로 있다. 웨이버 공시된 선수를 영입하는데 드는 이적금은 300만원밖에 되지 않으며 팀 성적 역순에 따라 한화는 넥센 다음으로 우선권을 갖고 있다. 쉽게 영입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굳이 무리하지 않았다. 결국 젊은 선수들을 육성시키고 그들을 중심으로 팀워크를 다지는데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박찬호 및 이대진 영입과 관련해 한화가 보이고 있는 일련의 움직임. 팀 리빌딩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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