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귀' 결심 굳힌 '100억 사나이'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7.28 07: 03

일본에서 1년 반 가량 2할6푼5리 22홈런 106타점을 기록한 타자. 생각만큼 기록이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그는 현장에서 '자신에게 맞는 타격 이론을 가장 충실하게 소화한 타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최대 100억원 대 프리에이전트(FA) 계약도 바라볼 수 있다.
 
지난 27일 소속팀 지바 롯데와의 계약 해지가 결정된 김태균(29)이 그 주인공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올 시즌 후 김태균과의 FA 협상 우선권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라고 공표하면서 김태균 쟁탈전이 굉장히 가열될 가능성이 커졌다. 계약 해지로 준비된 'FA 최대어'가 된 것.

 
우선권이 없다고는 하나 원 소속팀인 한화 이글스가 가장 유리한 입장이다. 다른 7개 구단이 김태균을 데려가기 위해서는 김태균 본인에게 지불하는 금액외에도 한화에 보상금액과 보상선수를 보내야 하기 때문. 한화는 2009시즌 후 FA가 된 김태균을 향해 7~80억원의 대형 계약을 준비한 바 있다.
 
이범호(KIA)를 미온적인 태도로 빼앗겼던 한화의 전력을 감안하면 당시보다 더 큰 금액을 준비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2001년 천안 북일고를 졸업하고 1차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한 김태균은 통산 9시즌 동안 3할1푼 188홈런 701타점을 올리며 팀에 공헌했다. 자타가 공인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다.
 
특히 지난 1월 한화는 소프트뱅크서 사실상 전력 외로 편성되었던 이범호를 데려오기 위해 전력을 쏟지 않았다는 데 대해 현장의 눈총을 받았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도외시당했던 이범호는 현재 KIA에서 3할1푼5리 17홈런 75타점을 기록하며 새 소속팀의 고민을 완전히 상쇄 중. '이범호 아픔'이 있는 만큼 한화도 김태균에 대해서는 전력투구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김태균은 이전에도 타 구단의 지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타자 중 한 명. 만약 한화가 2년 전보다 더 큰 금액을 베팅한다고 해도 보상 금액 최대 18억9000만원을 감수하고 시장에 뛰어들 구단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마지막 4할 타자 테드 윌리엄스(전 보스턴) 식 로테이션 타격의 교본 같은 모습을 보이는 김태균인만큼 더욱 그렇다. 앨버트 푸홀스(세인트루이스)와도 유사한 타격으로 김태균은 탄탄한 스탠스를 잡아놓고 허리 회전력으로 스윙이 닿는 곳에서 최대한의 힘을 내뿜는 타자다.
 
일단 서울이라는 큰 시장을 갖고 있는 LG의 행보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LG는 올 시즌 이택근을 1루수로 내세웠다가 그의 허리 부상으로 인해 서동욱을 1루수로 기용하고 있다. 이택근은 포수로 데뷔해 외야수로 전향했다가 외야수가 많은 팀 사정 상 1루로 이동했고 서동욱은 원래 유격수 출신이다.
 
반면 김태균은 수비 전문성과 함께 팀 타선의 중심을 지킬 수 있는 우타 거포다. 아직 좌타자로의 무게 중심이 크게 쏠려있는 LG 팀 사정 상 김태균은 매력적인 카드가 아닐 수 없다. 나이도 한창 전성기를 달릴 시기인만큼 구미가 당긴다.
 
삼성의 행보도 주목할 만 하다. 주전 1루수 채태인이 현재 원인 모를 어지럼증과 잇단 부상으로 인해 침체 중인 가운데 삼성은 박석민과 짝을 이룰 오른손 거포를 필요로 하고 있다. 지난해 말 '외국인 투수 대세론' 속에서 라이언 가코를 선택한 것만 봐도 그렇다.
 
물론 가코는 2할4푼3리 1홈런 28타점의 저조한 성적과 부상이 겹치며 퇴출, '나믿가믿'을 현실화 하지 못했다. 그러나 대세를 거슬러 오른손 외국인 타자를 선택했다는 자체가 김태균에 대한 관심이 클 것임을 증명하는 하나의 복선이다. 거포 유망주 모상기는 아직 1군에서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다. '1등 야구'를 표방하는 삼성의 팀 컬러를 감안하면 김태균 러브콜은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
 
 
 
또 하나 태풍의 눈은 SK. SK 김성근 감독은 올 시즌 확실한 4번 타자의 필요성을 누차 강조해왔다. "최동수와 정상호가 4번 타자로 나선다는 현실이 올 시즌 SK 전력의 취약함을 증명한다"라며 강하게 팀 전력 약화를 이야기한 바 있다. 김 감독의 야구 욕심과 SK의 선수단에 대한 투자가 결코 얄팍하지 않음을 감안하면 김태균 쟁탈전에 뛰어들 가능성도 유념할 만 하다. 물론 여기에는 김 감독 재계약 여부가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한다.
 
올 시즌 후 주포 이대호가 FA 자격을 얻는 롯데도 이대호를 잃을 경우 김태균 쟁탈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시기 상으로나 여러 면에서 롯데의 쟁탈전 참가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일단 구단 입장에서는 이대호를 붙잡아 두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하기 때문이다.
 
계약 해지 결정에 곧바로 동기생 이대호와 함께 '예비 FA 최대어'로 꼽힐 정도. 워낙 거물인 만큼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김태균의 한화 복귀다. 그러나 '규모 경제급' 금액을 감수하고도 그를 데려오고자 하는 구단은 분명히 나올 가능성이 크다. 한화가 2년 전 준비했던 금액 그 이상과 보상금액까지 감안하면 '100억원대 FA'는 그저 막연한 꿈이 아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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