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김태균도 유턴파 대열에 합류한다.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뛰던 김태균(29)은 지난 27일 구단과 남은 계약기간 해지를 발표했다. 지난 2009년 말 FA 자격을 얻어 지바 롯데와 3년간 최대 7억엔을 받는 조건으로 일본에 건너간 김태균은 결국 1년 반 만에 일본 생활을 정리했다. 시즌 중 전격 결정하게 되자 야구계는 "지금 당장 김태균이 뛸 수 있는가"에 초점이 모아졌다. 당장 전력에 큰 도움이 될 만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김태균은 규정상 올해 국내에서 뛸 수 없다. 종전 시즌 중 들어온 이종범·이상훈·최희섭과는 신분과 절차가 다르기 때문이다.
▲ 2001년 KIA 이종범

해태 왕조의 마지막 전성기를 이끈 이종범은 1997시즌이 종료된 뒤 이적료 4억5000만엔에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에 입단했다. 당시 IMF로 재정난에 시달리던 해태는 임의탈퇴로 공시하고 이종범을 보냈다. 복귀 신청이 허가된 임의탈퇴 선수는 원소속구단과 계약하며 복귀가 가능하다. 이종범은 2001년 7월 일본 생활을 정리하고 국내로 복귀했다. 해태를 인수한 KIA는 임의탈퇴 선수 이종범의 복귀신청했고, 이종범은 후반기부터 KIA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시즌 중반 들어왔지만 이종범의 연봉은 3억5000만원으로 당시 프로 스포츠 최고액. 이종범은 복귀 이후 신드롬을 일으키며 연일 구름관중을 몰고다녔다. KIA의 연착륙에 앞장섰다.
▲ 2002년 LG 이상훈
이상훈도 이종범과 마찬가지로 1997시즌을 마친 뒤 해외 진출을 선언했다. 당초 미국에 관심을 가졌으나 그에 대한 권리를 보유하고 있던 LG가 임대형식으로 2년간 이상훈을 주니치 드래건스에 보내는 쪽으로 결정됐다. 당시 이적료는 3억3000만엔. 이상훈도 LG에 임의탈퇴로 공시됐다. 2년이 지난 후 주니치에서 FA가 된 이상훈은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며 방출됐다. 결국 2002년 4월 LG로 복귀했다. 이상훈도 이종범과 마찬가지로 임의탈퇴 선수였고, LG에서 복귀신청만 하면 당장 경기 출장이 가능했다. 이상훈은 연봉 4억7000만원으로 당시 프로 스포츠 사상 최고액을 받았고, 그해 LG를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 2007년 KIA 최희섭
최희섭은 유턴파가 아니다. 국내 프로야구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미국에 진출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즌 중 들어온 해외파에는 해당한다. 고려대 2학년 재학 중이었던 1999년 시카고 컵스에 입단한 최희섭은 2007년 5월 KIA와 연봉 3억5000만원등 총액 15억5000만원에 계약하며 국내로 돌아왔다. 최희섭도 곧장 시즌에 뛰었는데 해외파 특별지명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2007년초 KBO는 프로야구 인기 부흥을 위해 1999년 1월1일 이후 해외 진출 후 5년이 경과한 선수 7명에 한해 해외파 특별지명을 실시했다. 국내 복귀시 2년간 뛸 수 없다는 예외규정을 없애고, 곧바로 국내에서 뛸 수 있게 열어둔 것이다. 예외규정을 받은 최희섭은 시즌 중 복귀한 뒤 그해 5월20일 잠실 두산전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 2011년 김태균은 왜
김태균은 지난 27일 지바 롯데와 남은 계약기간을 해지했다. 그러나 이종범·이상훈·최희섭처럼 완전하게 방출된 것이 아니라, 계약 해지이며 아직은 지바 롯데 소속이다. 지바 롯데는 8월 중으로 퇴단을 공식화할 계획이다. 그러나 퇴단이 확정되어도 김태균은 올 시즌 당장 뛸 수 없다. KBO는 "시즌 중 등록 가능한 선수로는 미계약 보류선수, 군보류선수, 국내 구단에서 FA로 풀린 선수다. 해외에서 나온 FA 선수는 시즌 중 등록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종범과 이상훈의 경우에는 임의탈퇴로 떠났기 때문에 곧장 출장이 가능했고, 최희섭은 특별조항으로 예외였다. 물론 임의탈퇴의 경우 1년 후 복귀가 가능하다는 전제가 있는데 해외 진출 선수에게 1년 공백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김태균은 2009년말 FA가 되어 국내를 떠난 선수이기 때문에 보류 선수 명단에도 없다. 결국 내년이 되어야 김태균의 모습을 국내에서 볼 수 있다. 이종범·이상훈·최희섭처럼 시즌 중 돌아온 해외파 신드롬을 그에게서 볼 수 없는 이유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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