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선발들의 '필승 결의' 효과 보나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1.07.28 10: 42

[OSEN=고유라 인턴기자] "우리만 잘하면 된다".
삼성 선발진들이 시즌 중반 부진을 털어내고 다시 단단한 철갑옷을 장착했다.
먼저 스타트를 끊은 것은 올해 어깨 부상으로 늦게 선발진에 합류해 류중일(48) 삼성 감독의 속을 태웠던 장원삼(28)이었다. 장원삼은 지난 26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후반기 첫 경기에 선발 등판해 올 시즌 가장 길게 소화했던 7이닝을 5탈삼진 4피안타 2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장원삼의 이날 승리로 삼성은 지난 6월 23일 대구 한화전 장원삼의 선발승 이후 35일 만에 팀 선발승을 거뒀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 '윤태자' 윤성환(30)이 27일 KIA와의 2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동안 4탈삼진 5피안타로 1실점만을 허용하며 승리를 챙겼다. 이날 윤성환은 시즌 7승(4패)째를 따내며 평균자책점을 3.19까지 끌어내렸다. 윤성환의 이날 호투로 삼성은 KIA를 승률 9리 차로 제치고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장원삼과 윤성환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입을 모아 "올스타 브레이크 때 우리는 불펜이 좋아서 선발만 잘 하면 되겠다고 이야기했다"면서 삼성의 선발진들이 모여 후반기에 잘해내자고 결의했음을 밝혔다.
사실 삼성은 시즌 초만 해도 8개 구단 중 6선발 체제를 갖춘 몇 안되는 팀이었다. 차우찬-배영수-카도쿠라 켄-윤성환으로 이어지는 '에이스의 행진'에 어깨 부상으로 재활로 개막 선발 엔트리에서 빠진 장원삼을 대신해 안지만(28)과 신예 정인욱(21)이 가세하면서 삼성 선발진은 빈틈 없는 조합을 자랑했다.
그러나 하나둘씩 엇박자가 생기면서 선발진의 균형에도 금이 생겼다. 배영수와 4월 중순 복귀한 장원삼의 구속이 생각보다 올라오지 않았고 카도쿠라(38)는 무릎 부상 때문인지 위력적인 투구를 선보이지 못했다. 차우찬(24)도 6월 22일 한화전 이후 승을 챙기지 못했다. 자타공인 최강 불펜진과 끈끈하게 이어지는 타선의 도움이 있어 팀은 선두권에 이름을 올렸지만, 선발투수들의 계속된 부진은 큰 과제였다. 삼성은 결국 지난 21일 외국인 투수 카도쿠라를 웨이버 공시하고 새 투수 덕 매티스(28)를 영입했다.
삼성은 오히려 장원삼의 복귀로 불펜으로 돌아간 안지만이 전반기 팀내 최다승(10승)을 거둘 정도로 선발승에 허덕였다. 올 전반기 삼성이 25번의 역전승을 거둔 것도 경기 초반을 버텨주지 못하는 선발진의 약점을 반증했다. 류 감독은 7월 초 연신 "선발진이 분발해야 하는데 최근 선발승이 없다"면서 "우리 팀의 제일 약점은 선발"이라고 지적하며 선발진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그뒤 전반기의 부진을 뒤로 하고 맞이한 후반기 첫 3연전에서 선발투수들이 연달아 2연승을 따내면서 삼성은 어느때보다도 깔끔하고 안정적인 승리를 맛봤다. '한판 뒤집기' 승리도 짜릿하긴 하지만 선발진의 호투는 타자와 불펜들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점에서 팀에 틀림없는 희소식이다. 특히 삼성과 선두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KIA에 비해 삼성이 선발진에서 열세를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발진의 부활은 팀에 천금 같은 선물이다.
다만 삼성의 에이스 배영수와 차우찬의 부활이 늦어지고 있는 점은 삼성에게 걱정거리다. 배영수는 지난 5월 22일 두산전 이후로 승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배영수가 꾸준한 피칭으로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주고 '좌우 듀오' 장원삼과 윤성환의 호투가 지속된다면 삼성은 투타 양면에서 약점을 잡을 수 없는 팀으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차우찬의 에이스 본능 회귀와 베일에 가려진 외국인 투수 덕 매티스의 활약 여부도 하반기 삼성 선발진의 체크 포인트다.
autumnbb@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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