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복귀해도 가속화될 해외 진출 '아이러니'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1.07.28 10: 53

아이러니다. 해외진출에 나섰던 선수들이 현지 야구에 적응하지 못한 채 속속 돌아오는 사례가 계속 되고 있다. 하지만 그럴수록 국내 선수들의 리그 유출은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다.
최근 일본 지바 롯데와의 계약해지를 선언한 김태균이 국내 복귀를 선언했다. 그러자 국내 구단 대부분이 김태균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친정팀' 한화가 우선 협상권이 없다는 유권해석이 내려지면서 이런 관심은 더욱 적극적으로 바뀌었다.
2009년 한화에서 4억2000만원의 연봉을 받은 김태균의 몸값은 개정전 FA 규정에 따른다. 결국 한화가 아닌 다른 구단이 데려간다면 최대 18억9000만원의 보상금 또는 보상금 12억6000만원과 보호선수 18명을 제외한 보상선수 1명을 한화에 내줘야 한다.

이범호를 KIA로 빼앗겼던 한화가 이미 김태균을 잡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런 만큼 김태균의 소속팀이 결정될 때까지 앞으로 치열한 영입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이는 FA를 앞둔 다른 선수들에게도 참고 사례가 되고 있다. 한마디로 "해외진출은 무조건 하는 것"이라는 데 다시 한 번 확신을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 선수는 "해외로 나갈 여건이 되면 무조건 나가야 한다"면서 "실패하더라도 돌아오면 그만큼의 보상이 뒤따른다. 해외 구단의 인프라까지 보고 오니 오히려 이득이다"고 말했다. 연봉을 두고 한 말이다.
실제로 해외로 진출했다가 유턴한 선수가 손해를 본 경우는 없었다. 1997년 1억1000만원의 연봉을 받았던 이종범은 2001년 주니치에서 복귀하자 3억5000만원으로 몸값이 뛰었다. 1억8000만원(1997년)이던 이상훈도 2002년 미국에서 LG로 복귀, 4억7000만원을 받았다. 정민철은 1억500만원(1999년)에서 2002년 친정팀 한화로 돌아오면서 4억원을 받았다. 3억1000만원(2000년)이던 정민태는 요미우리를 거치자 2003년 5억원으로 연봉이 올랐고 구대성도 1억4000만원(2000년)에서 5억원으로 치솟았다.
이후 최향남은 2005년 7000만원에서 2007년 1억원, 2009년 3억원이던 이범호는 4억원, 2008년 1억5000만원이던 이혜천은 3억5000만원이었다. 2006년 5억이던 이병규가 작년 4억원을 받는 것으로 합의, 유일하게 복귀파 중 삭감액을 받았다. 하지만 여전히 높은 액수였다.
김태균은 1년 조금 넘는 기간 동안 일본에 있었다. 2할6푼2리의 타율에 22홈런 106타점을 기록했다. 사실상 기대치를 밑돌았다. 그럼에도 FA 시장 가격이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 이미 4억2000만원은 우습게 넘을 것이라는 것이 지금의 분위기다.
오히려 해외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한계점에 이른 선수지만 국내에서는 다르게 평가하는 셈이다. 당장의 팀 성적을 바라는 구단 입장에서도 외면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게다가 해외로 나가기 전에는 리그와 팀을 대표하던 선수였다. 이범호만 봐도 알 수 있다. 친정팀 한화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가 낭패를 보고 있다. 이범호를 영입한 KIA는 선두를 다투고 있다. 이범호가 맹활약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눈앞의 전력 상승이 급한 구단 입장에서는 해외파를 외면할 수 없는 노릇이다.
이런 순환고리는 결국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선수 입장에서는 돌아갈 곳이 있기 때문에 절박함 없이 해외 무대로 진출, 실패할 확률이 높아진다. 그렇게 돌아온 선수를 감당해야 하는 구단 입장에서는 높은 몸값을 감당해야 한다. 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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