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이 나오냐"던 정현욱, 호투로 팀을 웃게 하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1.07.29 07: 03

[OSEN=이대호 인턴기자] 삼성 라이온즈 철벽 불펜라인의 맏형 정현욱(33)은 시즌 초까지만 해도 제구와 구위가 모두 예전보다 떨어진 모습을 보이며 전혀 믿음을 주지 못하던 '믿을맨'이었다. 4월 한 달간 정현욱은 13경기에 나와 3패만을 기록하며 평균자책점 4.97에 그치며 이제는 평범한 불펜 투수가 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삼성 류중일 감독 및 코칭스태프는 정현욱에 대한 믿음을 거두지 않고 좋았을 때 감각을 되찾도록 꾸준히 기용했다. 이에 보답하듯 정현욱은 점점 예전의 모습을 되찾아갔다. 아니, 그 어느 해보다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삼성 1위 재탈환의 버팀목이 되었다.
정현욱은 올 시즌 38경기에서 51⅓이닝을 소화하며 3승3패 13홀드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하고 있다. 4월 치솟았던 평균자책점은 어느새 1점대까지 떨어졌다. 특히 정현욱은 평균자책점 부문에서 SK 정우람(1.94)을 제치고 8개 구단 순수 계투요원 가운데 가장 빼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

보통 선수들은 시즌 중반을 넘기며 여름에 접어들면 체력적인 문제를 호소하며 성적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정현욱은 7월 한 달간 7차례 등판에서 단 한 점도 내 주지 않는 '괴력투'를 보여주고 있다. 이에 대해 KBSN 스포츠 이용철 해설위원은 "삼성 스카우트로 있던 시절 정현욱을 처음 봤는데 투수 치고는 몸의 유연성이 떨어졌지만 그 누구보다 엄청난 노력을 하더라"면서 "철저한 자기관리가 있기에 더운 여름에도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실 지난 26일부터 있었던 KIA와의 광주 원정 3연전에서 정현욱의 컨디션은 그리 좋지 못했다. 하지만 정현욱은 컨디션 난조를 경험으로 이겨내고 3연전동안 2차례 등판해 모두 무실점으로 KIA 타선을 틀어막고 홀드 두 개를 챙겼다. 정현욱은 26일 광주 KIA전에서 5-2로 앞선 8회 등판해 수비의 도움을 받긴 했으나 1이닝을 무사히 막아냈고, 28일은 5-3으로 쫓기던 6회 2사 2루에 등판해 위기를 넘긴 뒤 7회 2사 만루 역시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1⅓이닝을 소화해 팀 승리의 디딤돌 역할을 했다.
맞상대했던 KIA 불펜진의 이번 3연전 성적을 살펴보면 정현욱의 공헌도는 더욱 두드러진다. KIA는 26일엔 8회 2사 1루서 한기주가 올라와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아내지 못하며 4피안타 3실점으로 역전패를 당했고 27일에는 유동훈이 ⅔이닝동안 2피안타 2실점으로 무너지며 승리를 헌납하고 말았다.
 
3연전 동안 삼성 불펜은 7⅓이닝 1실점을 거뒀으나 KIA 불펜은 10⅓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다. 바로 여기서 3연전의 승패가 갈리고 말았다. 삼성은 정현욱이 위기에 올라와 앞선 투수가 남기고 간 주자까지 책임지며 팀 승리를 지킨 반면 KIA는 불펜진이 난조를 겪으며 경기 중반 허리싸움에서 패하며 결과적으로 시리즈 전체를 내 주고 말았다.
지난해 정현욱은 경기가 끝난 뒤 실책을 범한 야수에게 "웃음이 나오냐"라고 따끔한 일침을 가한 장면이 카메라에 잡힌 일이 있었다. 이제는 필승조 맏형 정현욱의 활약 속에 삼성은 선두를 되찾으며 '모두가 웃음이 나오는' 상황이 됐다. 정현욱이 현재의 기세를 유지해 삼성의 선두 자리를 계속 지켜줄 지 주목된다.
cleanupp@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