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게 좋은 것만은 아니지".
한화 선수단은 지난 28일 목동 넥센전이 우천 연기된 직후 곧바로 대전 홈으로 이동했다. 대전구장에 도착해 짐을 풀자마자 훈련에 돌입했다. 한대화 감독은 "연기 결정이 나자마자 이동했다. 조금이라도 빨리 훈련하기 위해 서둘러 내려왔다"고 말했다. 한화는 후반기 첫 시리즈였던 지난 26~28일 목동 넥센전 3연전 모두 우천으로 연기됐다. 가장 최근 경기는 전반기 마지막이었던 지난 21일 대전 KIA전. 이후 일주일째 정식경기를 하지 못하고 있다.
한화 입장에서는 우천 연기가 나쁠 게 없다. 에이스 류현진이 왼쪽 등 견갑골 통증으로 아직 선발 로테이션에 복귀하지 못한 만큼 경기가 연기되는 경기가 많을수록 마운드 운용에 여유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경기가 많이 연기되는 건 반갑지 않다. 한대화 감독은 "경기가 너무 많이 연기되는 건 좋지 않다. 벌써 일주일째 경기를 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러면 선수들이 감각을 찾는데 애먹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한화는 전지훈련을 연상시킬 정도로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했다. 오후 5시부터 저녁 8시가 다 되어서야 훈련이 끝났다. 타자들은 2개의 배팅 케이지에서 연신 타구를 날렸다. 특히 배팅볼을 던져주는 선수가 1군에 있는 불펜 투수들이라는 점이 눈에 띄었다. 한 감독은 "투수들도 감이 떨어져 있고, 타자들도 공이 눈에 익어야 한다"고 했다. 투수들은 전력으로 피칭했고, 타자들도 신중하게 공을 받아쳤다.
올해 프로야구는 사상 최대의 우천 연기를 겪고 있다. 벌써 64경기가 우천 연기돼 2010년(61경기) 2009년(35경기) 2008년(46경기) 전체 우천 연기 숫자를 능가한다. 선수 및 관계자들도 "비 때문에 이렇게 많은 경기가 연기되는 건 처음"이라며 입을 모으고 있다. 게다가 경기를 하는 팀은 계속 하지만 그렇지 않은 팀은 계속 연기되고 있다. KIA가 벌써 90경기를 소화한 반면 두산과 넥센은 고작 77경기밖에 하지 않았다. 무려 13경기나 차이 난다.
잦은 우천 연기로 선수들의 경기감각뿐만 아니라 순위 경쟁에도 미묘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후반기 막판 순위가 결정될 시점에서 지금 이 시기 밀린 경기가 어떻게 작용할지 쉽게 점칠 수 없기 때문이다. 경기가 많은 팀들은 상대적으로 순위권에서 벗어나 유망주에게 기회를 주는 하위팀을 상대로 승수를 추가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지만 투수력이 소모될 수밖에 없다. 경기가 적은 팀들은 투수들을 아낄 수 있지만 경기감각 유지에 애먹을 수 있다. 지금 시점에서는 쉽게 예측할 수 없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어느 때보다 비가 최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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