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류중일 감독 "박한이, 벌금 가져와라"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1.07.29 19: 10

[OSEN=잠실, 이대호 인턴기자] "빨리 벌금 안 가져오고 뭐해".
29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질 예정인 LG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삼성 류중일(48) 감독이 훈련 중 잠시 덕아웃을 찾은 박한이를 붙잡았다.
박한이는 전날 광주 KIA전에서 6회 외야수비 도중 김주형을 타구를 처리하다 펜스에 등과 머리를 강하게 부딫혀 정형식과 교대됐다. 다행히 부상이 심각하지 않아 이날 경기 선발 라인업에 포함됐다.

류 감독은 음료수를 꺼내 마시는 박한이에게 "박한이, 그냥 쉬지?"라며 농담을 던졌다. 박한이는 대뜸 "감독님 괜찮아요"라며 출전에 아무 이상이 없음을 강조했다.
이어 류 감독은 웃으며 "어제 정형식이 치는거 봤지?"라고 말하며 박한이에게 은근히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정형식은 전날 박한이를 대신해 들어와 2루타 하나와 희생 번트를 성공시키며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그러자 박한이는 억울하다는 듯 "저도 어제 2루타 쳤지 않습니까"라며 항변했다.
박한이의 말을 듣던 류 감독은 기다렸다는듯 "넌 당겨서 쳤잖아. 걔는 밀어서 쳤고"라고 지적하더니 "또 당겨서 쳤으니까 빨리 벌금 가져와"라고 재촉했다. 류 감독은 박한이가 충분히 장타를 칠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팔로 스윙이 좋지 않아 2루 땅볼이 잦자 한 번 땅볼을 굴릴 때마다 10만원의 벌금을 매기고 있다.
박한이는 "저도 밀어 칠 줄 알고 그 상황이면 밀어서 칠 겁니다"라고 대답하며 황급히 덕아웃에서 빠져나갔다. 류 감독은 "27일 경기에서도 두 번 땅볼 굴리더니 만루에서 유동훈 공 쳐서 싹쓸이 만들더라"고 말하고는 "그마저도 당겨서 우익수 키 넘긴 것이었다"고 입을 다셨다.
류 감독이 항상 강조하는 '공격야구'의 열쇠는 2번 타자 박한이가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은 박석민이 잠시 부진에 빠지자 3번으로 나서고 있지만 박한이가 2번에서 장타력과 득점력을 보여줘야 '류중일표 공격야구'의 효과가 극대화된다. 경기 전 류 감독에게 '압력 아닌 압력'을 받은 박한이가 이날 어떤 타격을 보여줄 지 궁금해진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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