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패배는 없었다. 명품 커브를 앞세워 완벽하게 설욕, 한국 무대 첫 승을 신고했다.
SK 새 외국인 우완 투수 브라이언 고든(33)이 데뷔 두 번째 경기에서 승리를 따냈다. 고든은 29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한화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6⅓이닝 4피안타 2볼넷 9탈삼진 3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위력적인 커브로 한화에게 당한 데뷔전 패배를 깨끗하게 설욕했다.
한화는 고든에게 호된 신고식을 안긴 팀이었다. 고든은 데뷔 첫 경기였던 지난 17일 문학 한화전에서 4이닝 3피안타 2볼넷 1사구 4탈삼진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이날 4회 1사까지 안타없이 볼넷 2개로 호투한 고든은 그러나 이후 안타 3개와 사구 1개로 4실점하며 무너졌다. 이 과정에서 수비의 치명적인 실책성 플레이까지 겹치는 바람에 아쉬운 데뷔전을 치러야 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달랐다. 1회 한상훈과 장성호를 연속 삼진 처리하며 삼자범퇴로 요리했다. 두 타자 모두 범상치 않게 삼진 처리했다. 한상훈에게는 6개 공 모두 직구로 승부했지만, 장성호에게는 114km 뚝 떨어지는 커브를 결정구로 쓰며 삼진 잡았다. 이어 2회 선두타자 최진행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으나 이여상을 4-6-3 병살타로 유도하며 깔끔하게 이닝을 끝냈다.
3회부터 5회까지는 3이닝 연속 삼자범퇴. 최고 147km 직구와 최저 113km 커브로 한화 타자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커브로 카운트를 잡고 빠른 공으로 헛스윙을 유도하는가하면 반대로 스트라이크로 카운트를 잡은 뒤 커브를 결정구로도 던졌다. 스트라이크존에 살짝 걸치거나 종으로 떨어지는 두 종류의 커브에 한화 타자들이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6회가 첫 고비였다. 1사 후 신경현에게 좌중간 2루타를 허용했다. 이대수를 커브로 3구 만에 스탠딩삼진 처리했으나 강동우를 볼넷으로 보내며 2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한상훈과의 승부처. 볼카운트 1-3에서 고든은 5구째 바깥쪽 살짝 걸치는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6구째 결정구로 몸쪽 낮게 떨어지는 커브로 헛스윙을 유도해 위기 탈출했다. 결정적인 순간다마 커브가 전가의 보도처럼 쓰여졌다.
고든은 7회 1사 후 최진행에게 11구 끝에 볼넷으로 내보낸 뒤 카림 가르시아에게 내야 안타를 맞고 대타 고동진에게 적시 2루타로 첫 실점했다. 고든은 마운드를 넘긴 전병두가 대타 이양기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는 바람에 실점이 3점으로 불어났지만 퀄리티 스타트에는 문제없었다. 총 투구수 103개 중 69개가 스트라이크였고, 직구 최고 구속은 148km. 직구(55개)·커터(23개)에 커브(20개)와 체인지업(5개)을 섞어던졌다. 커브의 위력은 단연 최고였다.
waw@osen.co.kr
<사진> 대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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