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격수가 잡은 '묘한' 타구, 왜 2루수 쪽 내야안타?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1.07.30 07: 28

[OSEN=잠실, 이대호 인턴기자] 29일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벌어진 잠실구장.
6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LG 4번타자 박용택(32)이 타석에 들어섰다. 4회까지 2-0으로 앞서던 LG는 5회와 6회 연속 실점하며 2-3으로 역전을 허용했기에 박용택의 출루가 절실했다. 이때 박용택은 삼성 선발 차우찬의 몸 쪽 공을 잡아당겼고 약간 빗맞은 공은 차우찬의 왼쪽을 스쳐 지나며 힘을 잃고 구르기 시작했다.
유격수 김상수와 2루수 신명철이 공을 처리하기 위해 2루 베이스 쪽으로 달려갔지만, 박용택이 친 타구는 기묘한 움직임을 보이며 2루 베이스 오른쪽을 맞고 2루수 수비 위치로 굴절되고 말았다. 힘껏 따라가던 유격수 김상수가 재빨리 공을 잡았지만 박용택은 이미 1루에 도착한 뒤였다. 박용택의 내야안타.

이런 경우 박용택의 공식 기록은 어떻게 남을까. 유격수가 잡았으니 유격수 쪽 내야안타일까 아니면 2루수 수비위치로 공이 튀었으니 2루수 쪽 내야안타일까. 이날 경기의 기록을 맡은 윤치원 기록위원은 박용택의 타구를 2루수 쪽 내야 안타로 기록했다. 이유가 무엇일까.
윤 기록위원은 경기가 끝난 뒤 "박용택의 6회 타구가 2루수 쪽 내야 안타로 기록된 이유는 타구 기록의 우선 기준이 타구의 방향이기 때문"이라면서 "그 다음 기준이 수비 위치"라고 답했다. 이어 "베이스를 맞고 튕긴 타구 같은 경우엔 따로 기록하는 방법이 없기에 타구 방향의 수비수를 우선 기준으로 삼는다"고 명확히 밝혔다.
여기에 덧붙여 윤 기록위원은 "만약 타자의 강습 타구가 투수 글러브를 맞은 뒤 유격수 쪽으로 향해 내야 안타가 된다면 기록지에 1.6(투수.유격수)이라고 표기하는 경우도 있지만 오늘 경기 같은 경우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 기록위원은 "만약 아까 박용택의 타구를 김상수가 잡아서 아웃을 잡아냈다면 기록지에는 유격수 땅볼로 기록 된다"라고 설명하며 "아웃을 성공시킨 경우 해당 수비수의 보살을 표기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만약 3루 베이스 바로 위에 뜬 공을 3루수가 잡지 않고 유격수가 달려와 잡으면 3루수 내야플라이가 아닌 유격수 내야플라이로 기록되는 건 이 때문이다.
박용택의 타구는 비록 유격수 김상수가 잡았지만 이미 늦었다고 판단해 송구를 시도하지 않았기에 타구의 방향과 수비 위치가 가장 가까운 2루수 쪽 내야안타로 기록된 것. 윤 기록위원은 "여기서 박용택의 타구를 유격수 쪽 내야안타로 기록하면 기록지만 보고 경기를 복기하는 사람은 착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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