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日진출 선배 닮아가지 않으려면"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7.30 07: 31

과연 이대호는 일본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이범호에 이어 김태균까지. 2년 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후광 효과를 업고 거액을 받으며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한 선수들이 2년도 되지 않아 차례로 팀을 떠났다.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한 건 분명 실패를 의미한다. 한 야구인은 "결국 한일야구 수준 차이가 아니겠냐"고 했다. 그 사이 한국프로야구 최고타자로 자리 잡은 롯데 이대호(29)의 일본 성공 여부가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대호는 올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일본에서도 그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과연 이대호는 성공할 수 있을까.
타격에 대해 누구보다 정통한 한화 한대화 감독은 "이대호가 일본에서 성공 안 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 않느냐"면서도 "7관왕을 아무나 하는 것인가. 약점이 없는 타격을 한다. 지금 현재 타격 테크닉만 놓고 보면 이대호를 따라올 선수가 없다"고 높이 평가했다. 한 감독은 "일본에서도 외국인 타자를 오른손 거포로 원한다. 일본에 오른손 거포가 많지 않기 때문에 이대호에게도 관심이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감독은 평소 이대호에 대해 누구보다 높이 평가했다.

한 감독은 가장 조심해야 할 것으로 일본 투수들의 포크볼을 들었다. 지난 1991년 첫 한일 슈퍼게임에 참가한 한 감독은 그때의 기억을 잊지 못하고 있다. "그때는 나도 한창 전성기 때였다. 해설하러 온 백인천 감독님이 '일본 투수들에게 가장 통할 타자'라고 칭찬을 했는데 막상 경기에서는 죽쒔다. 도쿄돔 시설이 너무 좋아 힘이 너무 들어간 것도 있지만 포크볼의 수준이 달랐다"는 게 한 감독의 기억이다. 당시 한 감독은 슈퍼게임 4번타자로 출장한 한국 대표타자였다.
한 감독은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막 포크볼을 던지기 시작할 때였다. 그런데 일본 투수들은 포크볼을 원하는 곳으로 제구하는 수준이었다. 포크볼뿐만 아니라 커브도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게 있는가 하면 떨어지는 것도 있었다. 스트라이크존 근처 똑같은 높이에서 떨어지면 받아치기 힘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본에 진출한 타자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한 것도 "포크볼 공략이 어렵다"는 것이다. 한 감독이 선수로 뛸 때나 지금이나 일본 투수들의 포크볼은 여전히 날카롭다.
결국 그런 볼에 속지 않고 골라낼 줄 아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한 감독은 "떨어지는 공을 받아쳐 안타를 만들어내는 건 쉽지 않은 타격이다. 볼만 안 치면 된다. 그런 볼에 반응을 하지 않으면 되는데 그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이승엽은 지금까지도 포크볼에 계속 당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답은 알고 있지만 알고도 당하는 게 포크볼이다. 국내에서 가장 선구안이 좋고 볼을 잘 골라낸다는 김태균도 결과적으로는 극복하지 못했다. 이대호는 적극성을 갖고 치는 타자라는 점에서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한 감독은 수비와 주루는 크게 문제될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한 감독은 "이대호의 1루 수비가 못 하는 게 아니다. 3루까지 봤는데 못하는 수비는 아니다"며 "단타에 2루에서 홈으로 바로 들어오지 못하는 주루 플레이는 약점이다. 하지만 결국 외국인 타자는 어디에서든 타격이 우선이다"고 말했다. 결국 타격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뜻. 그러면서 한 감독은 "확실히 우리나라 투수들이랑 일본 투수들은 아직 수준차가 난다"고 강조했다.
물론 야구 외적으로 얼마나 그 나라 생활에 적응하느냐도 관건이다. 한 감독은 김태균에 대해 "실력보다 결국 마음가짐의 문제가 아니었겠느냐"고 바라봤다. 이대호도 일본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실력만큼 강한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이승엽이 일본에서 8년째 뛰고 있는 것도 결국 실력 이상 가는 단호한 결의 때문이다. 한 감독은 "승엽이가 잘하기도 했지만 오래 뛰고 있다는 게 대단한 것"이라고 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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