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뚝이' 이대진(37)이 정들었던 타이거즈 품을 떠나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는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30일 "웨이버로 공시된 이대진이 LG로부터 양도 계약 신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9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LG는 이대진을 영입하면서 선발 또는 불펜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LG는 이적금으로 KIA에 300만원을 주고, 올 시즌 이대진의 잔여 연봉만 지불하면 된다.
이대진은 KIA의 은퇴권유를 받았으나 현역생활에 강력한 의지를 피력해 웨이버 공시를 신청하면서 시장에 나오게 됐다. 지난 1993년 해태에 입단한 이후 19년 통산 281경기, 100승 73패 22세이브, 방어율 3.54를 기록했다.
1999년 하와이 전지훈련에서 어깨부상을 당한 이후 8년동안 재활을 거듭했고 올 시즌 초반 잠시 1군에 머물렀지만 한기주, 김진우 등이 복귀하면서 1군 등판 기회가 더 줄어들었다. KIA 구단은 그가 은퇴하길 바랬지만 이대진은 여전히 현역 생활을 꿈꾸고 있다.
다음은 이대진과 일문일답.
-웨이버 지명을 받아 LG 유니폼을 입은 소감은
▲ 먼저 웨이버에 나온 이유는 야구를 좀 더 하고 싶어서였다. LG로부터 좋은 기회가 주어진 만큼 다른 거 없고 잘 해야겠다는 생각 뿐이다. 마지막이란 마음으로 던지겠다.
-현재 컨디션과 몸관리는 어떻게 했는가
▲ 웨이버 공시된 이후 광주일고에서 계속 공을 던졌다. 어제(29일)에는 게임 배팅도 던졌다. 그런데 실제 경기에 등판한 지 한 달이 넘어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두 경기만 하면 바로 감각이 올라올 것으로 본다.
-웨이버 당시 심정은 어땠는가
▲ 착잡했다. 그리고 허전했다. 어찌됐건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해서 지금까지 뛰었던 팀이었다. 그런데 막상 웨이버 공시가 되고 나니까 매일 나가던 경기장도 가지 못하게 되면서 갈 곳이 없어졌다는 마음에 공허함도 있었다. 다시 야구를 못할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꼭 면접보고 취업 합격을 대기하는 마음이었다.
-현재의 상태를 자평한다면
▲ 수술 후 몸상태는 가장 좋다는 느낌이다. 구체적으로 스피드는 잘 모르겠다. KIA에서처럼 스피드는 많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다양한 변화구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아 완급조절 위주로 상대할 생각이다.
-왜 LG가 이대진을 원했다고 생각하는가
▲ 일단 박종훈 감독님께서 많이 생각해 주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기대를 하고 부르셨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 역시도 잘 하고픈 마음이 사실이다. 프로는 열심히 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 잘 해야 한다는 마음 뿐이다.
-마음에 두고 있는 보직은 무엇인가
▲ 내가 무언가를 원하고 가릴 상황은 아닌 것 같다. 구단에서 보고 판단하실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선발로 나가면 6이닝 100개 정도는 던질 수 있을 것 같다. 불펜 역시 KIA에서는 연투가 안 된다는 말을 했지만 지금 아픈 곳도 없고 연투도 가능할 것 같다. 주어진 임무에 충실하겠다.
-KIA팬들이 서운할 것 같은데
▲ 그 동안 함께 했던 KIA와 타이거즈 팬들에게 감사하다. 그리고 지명해준 LG에 감사하다.
agassi@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