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믿을’ KIA 불펜 속 ‘믿을맨’ 손영민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1.07.30 09: 58

[OSEN=고유라 인턴기자] 올 시즌 KIA 타이거즈는 ‘선발 야구’로 대표된다.
KIA는 다승 선두 윤석민을 필두로 윤석민-트레비스-로페즈-양현종-서재응-차정민 등으로 이어지는, 8개 팀에서 몇 안되는 6선발 체제를 갖추고 있다. 이들은 올 시즌 KIA의 53승 중 39승을 합작, KIA를 선두권에 올려놓으며 타 팀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선발 야구’의 호조는 KIA가 올해 우승 후보 1위로 꼽히는 원인이기도 하다.
그러나 위용을 과시하고 있는 선발진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불펜은 KIA의 아픈 손가락이다. 2009년 KIA의 우승을 이끌었던 유동훈, 곽정철 등은 올 시즌 평균자책점 2.56, 4.79로 각자 블론세이브 3개, 1개씩을 기록하며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불펜이 빈약하다는 비판 속에서도 묵묵히 제몫을 다하고 있는 선수가 있다. 바로 우완 사이드암 손영민(24)이다.

손영민은 29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넥센전에서 2이닝 만에 옆구리 통증으로 마운드에서 내려간 아킬리노 로페즈에 이어 등판해 불펜으로서는 꽤 긴 4이닝을 소화하며 3피안타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손영민은 올 시즌 3이닝 이상 던진 경기가 다섯 번이나 될 만큼 롱 릴리프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올 시즌 44경기에서 68⅔이닝을 소화한 손영민은 2009년 최다 소화 이닝을 기록한 94이닝에 근접해가고 있다. ‘SK의 노예’라 불리는 정우람(44경기 65⅓이닝)보다 많이 던진 것을 보면 손영민이 얼마나 던졌는지를 알 수 있다.
올 시즌 손영민의 성적은 6승5패 4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점 2.49. 단순 수치상으로는 좋지 않은 기록이지만 블론세이브가 하나도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지켜야 할 경기는 꼭 지키는 소방수의 역할을 했다. 팀이 우승을 거두는데 큰 역할을 했던 2009년의 5승2패 1세이브 12홀드 평균자책점 2.97 때와도 비슷하다. 그러나 손영민은 다른 불펜 동료들의 부진에 묻혀 호투의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44경기 중 자책점을 기록한 13경기에서 3승5패 평균자책점 9.68의 성적을 거둬, 실점이 바로 패로 연결된 것도 손영민에 대한 평가를 낮추는 원인이 됐다.
파죽지세로 전반기를 1위로 마감한 KIA는 후반기에 들어오자마자 트레비스, 김희걸, 서재응, 로페즈가 모두 무너지며 ‘선발 야구’ 수성에 빨간 불이 켜졌다. 안그래도 빈약한 불펜이 승리를 이어줘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게 됐다. 불펜의 중심에 서있는 손영민의 호투가 중요하다. 그것을 안다는 듯이 손영민은 29일 3회 급작스런 등판에도 훌륭히 제 역할을 해내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앞으로 KIA에서도 ‘불펜 야구’를 볼 수 있을지 손영민의 활약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autumnbb@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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