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비가 얼마나 오던지 아침부터 정신이 없었다. 조금 지연됐는데 그나마 다행이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청소년 야구 대회를 마련하는 등 청소년 야구 발전을 위해 팔을 걷어 붙인 양준혁 SBS 해설 위원의 표정에는 미소가 가시지 않았다.
최근 양준혁 야구재단을 설립한 양 위원은 30일부터 2일간 경북 경산 영남대학교에서 제2회 양준혁 청소년 야구 드림 페스티벌을 열었다.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야구를 사랑하는 청소년 48개팀 1000여 명이 모여 한판 승부를 펼친다.

30일 영남대 야구장에서 만난 양 위원은 "이번 대회를 위해 한달간 열심히 준비했는데 비 때문에 경기를 못하면 어쩌나 걱정도 많이 했다. 무엇보다 참가 학생들이 기대에 부풀어 있는데 못하면 얼마나 실망할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다행히 비가 그쳤다. 하늘에 감사드려야 한다고 해야 하나. 천만다행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24일 대전 갑천 와동 잔디구장에서 1회 대회를 개최했던 양 위원은 "지난해 사비를 털어 대회를 열었는데 이번에는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다. 뜻을 함께 하는 분들이 많이 동참했다. 사실 많은 후원을 받지 못했지만 많은 분들이 뜻을 함께 하며 알차게 준비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어 그는 "단순히 야구를 하는게 아니라 야구와 관련된 이벤트도 할 예정이다. 그리고 영남대 측에서 기숙사를 제공해주기로 했다. 참가 학생들이 경험을 많이 쌓고 친구도 사귈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양 위원이 청소년 야구에 관심을 두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유소년 야구는 야구계 원로 선배들의 노력 속에 기틀을 마련했다. 사회인 야구의 경우에는 직장이 있으니까 십시일반해 돈을 모아 야구장 임대라도 가능하지만 중고생부터 야구가 완전히 맥이 끊긴다. 거의 0%라고 보면 된다. 야구 또는 공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 아이들이 공부하면서 야구를 즐길 수 있길 바란다".
양 위원은 박찬호, 이승엽 같은 야구 스타 뿐만 아니라 사회를 이끄는 리더 양성에 초점을 맞췄다. 축구계에 홍명보 올림픽 대표팀 감독처럼 야구계에서 자신이 그런 역할을 맡고 싶단다. 마음 한 켠에는 지도자를 꿈꾸고 있지만 지금이 더 즐겁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청소년들이 야구 실력 향상 뿐만 아니라 몸과 마음이 건강해진다". 양 위원이 말하는 청소년 야구의 긍정적인 효과는 이렇다. 양 위원은 "야구를 통해 질서를 지키고 선수들과 함께 어울리는 사회성도 배운다. 그리고 야구에는 희생 번트도 있고 홈런도 있다. 야구 안에 모든게 담겨 있어 자연스레 교육이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야구 저변 확대도 중요하지만 야구를 통한 교육이 필요하다. 선진국에서도 이렇게 가고 있다. 더 이상 주입식 교육이 아닌 아이들이 사회에 잘 적응하고 자라날 수 있도록 선도해야 한다"고 야구재단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양 위원은 향후 야구 캠프를 비롯해 방과 후 야구교실, 다문화 가정 자녀들을 위한 야구팀을 창단할 예정이다. 또한 야구 선수들이 기금을 마련해 어려운 환경에 처한 야구 꿈나무들을 지원할 계획도 갖고 있다. 양 위원은 "계속 팀을 만들어야 선수들이 배출된다. 하지만 과거의 방식으로 하지 않겠다. 공부와 야구를 병행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양 위원은 "지난해 현역 은퇴 후 삼성 구단에서 지도자 연수도 제의했지만 아이들이 사회의 인재가 될 수 있도록 키우는게 더 의미있다고 생각해 마음을 바꿨다"고 청소년 야구 발전을 위한 변함없는 활동을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아이들이 꿈을 키웠으면 좋겠다. 절대 포기하지 않고 어리더라도 어떤 일이든 1루까지 전력으로 뛴다면 불가능한 일은 없다. 그런 마음가짐을 가르치고 싶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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