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외국인투수 벤자민 주키치(29)가 무려 53일만에 승리를 추가하며 활짝 웃었다. 지독하게도 따르지 않았던 승운은 모처럼만에 활활 타오른 타자들의 도움이 있었다.
주키치는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삼진 5개를 곁들여 6피안타 1사사구 4실점(4자책)을 기록했으나 팀이 10-5로 승리하며 시즌 6승째를 거뒀다.
무엇보다 주키치는 이날 경기 전까지 올해 20경기에서 5승4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3.43을 기록 중이었다. 퀄리티 스타트를 9차례했고 그 중에는 7이닝 이상 2자책점 이하 경기도 6차례 된다.

그러나 가장 최근 승리였던 지난 6월 7일 잠실 한화전에서 6⅔이닝 2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 투구 이후 계속해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특히 6월17일 잠실 SK전, 28일 잠실 삼성전, 7월5일 대전 한화전에서 3경기 모두 7이닝 이상 던지며 호투했으나 불펜에서 전부 승리를 날렸다.
다 잡았던 승리를 잃어버린 주키치는 자칫 슬럼프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그는 심리적으로 힘든 상황 속에서도 안정된 공을 꾸준히 뿌리며 마침내 승리를 거뒀다.
1회 삼성 김상수, 조동찬, 박석민을 모두 삼진으로 솎아낸 주키치는 2회 선두타자 최형우에게 중전안타를 맞은 것을 제외하고 3회까지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선보였다.
그러나 주키치는 4회 2사 후 박석민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최형우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1타점 2루타를 맞고 첫 실점했다.
이후 5회를 무사히 넘긴 주키치는 6회 1사 후 조영훈을 시작으로 조동찬, 박석민, 최형우까지 연속 3안타를 맞고 2점을 더 내준 뒤 강봉규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줘 4점째를 내줬다.
주키치는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신명철을 유격수 앞 땅볼로 처리한 데 이어 모상기와 현재윤을 각각 우익수 플라이와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한 뒤 덕아웃에서 휴식을 취했다.
주키치는 직구 최고구속이 142km에 머물렀으나 주무기인 컷 패스트볼이 139km까지 나오면서 타자들의 배트를 헛돌게 했다. 주키치는 커브, 체인지업을 비롯해 좀처럼 구사하지 않던 투심 패스트볼까지 던지며 후반기 필승을 다짐했다.
경기 후 주키치는 "정말 오랜만에 승리를 거둬 기쁘다. 오늘은 타자들이 많이 도와줬다. 3회까지 좋았는데 5회 갑자기 투구 밸런스가 흔들렸던 것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선발 등판 경기에서 투구 내용은 좋았지만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그것이 야구다. 그래서 야구가 재미있다"며 다음 경기에서도 승리 의욕을 불태웠다.
agassi@osen.co.kr
<사진>잠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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