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유라 인턴기자] "메이저리그에도 그런 투수는 많지만, 아직도 강속구 투수를 생각하면 이라부의 직구가 머리에 떠오른다".
미국 시애틀 매리너스의 외야수 스즈키 이치로(38)가 사망한 전설적인 일본인 투수 이라부 히데키(42)의 소식을 전해듣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라부는 27일 오후 4시25분(현지시각) 미국 LA 인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사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정황상 자살이 명백하며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중이다.

이라부는 일본인 최초로 1997년 뉴욕 양키스의 유니폼을 입는 등 메이저리거로 성공을 거뒀으나 체중 조절에 실패하며 선수생활을 그만두고 우동 사업 등을 하다 최근 미국 독립리그를 전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7일 5타수 4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던 이치로는 29일 세이프코 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홈경기에 1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했지만 4타수 무안타 빈타에 그쳤다. 팀은 탬파베이에 0-8로 완패했다.
일본 <산케이스포츠>에 따르면 이치로는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한때 유명한 대결 상대였던 이라부와의 추억을 털어놨다. 1990년대 중반 퍼시픽리그에 속해있던 이라부(당시 지바롯데 마린스)와 이치로(오릭스 블루웨이브, 현 오릭스 버팔로스)의 경기는 가장 스타 투수와 스타 타자의 맞대결로 일본 야구계가 모두 주목하는 장면이었다.
프로 입단 전부터 160km의 강속구를 뿌리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이라부에 대해 이치로는 "메이저리그에도 빠른 공을 던지는 그런 투수는 많지만, 강속구 투수를 비교할 때는 꼭 이라부의 직구가 먼저 떠오른다"며 "메이저에서 10년을 생활했지만 그의 직구가 나에겐 표준처럼 박혀있다"고 말했다.
이치로는 미국으로 건너간 후 이라부와 개인적인 교류도 나눴다. 이치로는 "텍사스에서 불고기를 먹으러 갔을 때 이야기를 멈추지 않았다. 야구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가진 사람"이었다고 쓸쓸히 이라부를 회상했다.
autumnbb@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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