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승 끊긴 삼성, 패배 속에 얻은 세 개의 열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1.07.31 07: 24

[OSEN=잠실, 이대호 인턴기자] 기분 좋았던 연승 행진은 끝이 났다. 하지만 얻은 것이 적지 않은 패배였다.
삼성 라이온즈는 30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시즌 12차전에서 선발 배영수가 4이닝 8피안타 8실점(5자책점)으로 무너진 것을 극복하지 못하며 결국 10-5로 패배하고 말았다. 이날 패배로 삼성은 최근 4연승을 마감하며 2위 KIA와 승차 없이 승률 8리가 앞서 1위 수성에 힘겹게 성공했다.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다 당한 일격이기에 아쉬운 패배다. 그렇지만 삼성은 패배 속에서도 얻은 것이 적지 않다. 일단 타자들의 포기하지 않는 집중력이 돋보였다. 삼성은 3회와 4회 대량실점을 하며 경기의 무게의 추가 LG쪽으로 급격히 기울었으나 타자들은 포기하지 않고 LG 선발 벤자민 주키치를 괴롭혔다. 삼성은 1-9로 뒤진 6회 안타 4개를 집중시키며 주키치로부터 석 점을 뽑아내는데 성공해 5-9까지 추격하는데 성공했다.

이처럼 삼성 타자들이 경기 막판까지 포기하지 않고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이자 LG 벤치에서도 승리를 굳히기 위해 이동현-이상열-김선규-임찬규 등 필승 계투조를 모두 올렸다. 물론 비로 인해 긴 휴식을 가진 LG 필승조의 경기감각을 되찾기 위한 목적도 엿보인 투입이었다. 투구수도 모두 10개 내외로 많지 않았다. 그렇지만 삼성 입장에서도 LG와 일요일 경기를 앞두고 있기에 상대 불펜의 소모는 반길 일이다.
두 번째는 삼성 중심타선이 살아날 기미를 보였다는 점이다. 후반기를 시작하며 삼성은 선발진의 호투에 조동찬-김상수의 불방망이를 앞세워 4연승을 구가했다. 하지만 4연승을 달리는 동안 팀의 중심 타선인 박석민의 타율은 1할이 채 못 되는 8푼3리에 1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최형우 역시 4경기에서 타율 2할3푼1리에 타점을 하나 밖에 올리지 못했다.
30일 경기에 앞서 훈련 중 만난 박석민은 “여전히 컨디션이 좋지 않다”며 걱정스런 눈빛이었다. 그렇지만 박석민은 이날 3타수 2안타 1볼넷 2타점으로 간만에 멀티 히트를 기록하며 부활의 시동을 걸었다. 박석민의 멀티히트는 지난 12일 목동 넥센전 이후 10경기 만이다. 또한 최형우 역시 3타수 3안타 1볼넷 1타점으로 4번타자 역할을 제대로 했다. 비록 경기는 졌지만 두 콤비의 방망이에 다시 불이 붙는다면 삼성에게는 천군만마가 따로 없다.
마지막으로 삼성은 좌완 불펜 권혁이 회복의 기미를 보였다. 최근 권혁은 제구에 애를 먹으며 중요한 순간 불안한 모습을 노출해왔다. 마지막 등판이었던 28일 광주 KIA전에서 권혁은 두 명의 타자와 상대하며 공 10개를 던졌다. 그리고 이 가운데 볼이 8개에 이를 정도로 스트라이크 존에 공을 넣지 못했었다. 또한 최고 구속이 145km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제 컨디션이 아닌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날 권혁은 여전히 약간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기는 했지만 밸런스를 어느 정도 회복한 모습이었다. 권혁은 7회 마운드에 올라 2이닝동안 안타 하나와 볼넷 하나를 내 줬지만 LG 타선에 추가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최고 구속은 148km까지 기록했고 31개의 투구수 가운데 볼은 9개에 그쳤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7회 권혁의 조기투입은 밸런스를 잡기 위해서였다”고 밝히며 권혁의 정상궤도로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대투수 크리스티 매튜슨은 ‘승리하면 조금 배울 수 있고 패배하면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다’는 말을 남겼다. 삼성은 이날 패배로 연승이 끊어지며 잠시 주춤했지만 분명 얻은 것도 적지 않은 경기였다. 이날 패배가 삼성의 후반기 레이스에 약이 될지 독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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