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층 성숙해진 안승민, 한화 선발진 버팀목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7.31 10: 47

"그래도 안승민이가 완급조절은 할 줄 알지".
한화 한대화 감독은 요즘 젊은 선발투수들이 고민이다. 5~6월에만 해도 류현진뿐만 아니라 안승민-김혁민-양훈-장민제 등 가능성 있는 젊은 투수들이 기대이상으로 호투하며 팀의 대반전을 이끌었다. 한화는 어느 팀도 이루지 못한 만 25세 이하 토종 선발진 구축으로 리빌딩의 가시적인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7월 이후 류현진이 부상으로 빠지고, 나머지 선발들이 힘이 떨어지거나 들쭉날쭉한 모습으로 한대화 감독에게 근심을 안겼다.
한 감독은 "류현진을 빼면 풀타임 선발 경험이 없는 투수들이다. 안정감이 부족하고, 그래서 연승이 어렵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김혁민과 장민제는 초반보다 볼끝에 힘이 많이 떨어졌다. 투구 패턴이 읽히고 있다. 볼끝을 회복하고 변화구를 가다듬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훈에 대해서도 "그날 컨디션에 따라 아직 왔다갔다 한다. 퐁당퐁당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는 꾸준하게 던질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한 감독은 은근히 안승민에 기대를 내비쳤다. 한 감독은 안승민에 대해 "그나마 류현진과 함께 완급조절을 할 줄 아는 투수다. 제구력이 괜찮고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감독의 기대대로 이날 안승민은 안정감있는 피칭을 펼쳤다. 1회 첫 타자 안치용을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그게 이날 경기 유일한 볼넷이었다. 6이닝 6피안타 1볼넷 6탈삼진 2실점 퀄리티 스타트로 시즌 4승(5패)째를 거뒀다.
사실 안승민도 한 차례 고비가 있었다. 6월 4경기에서 3패 평균자책점 11.40으로 크게 부진했다. 12일 사직 롯데전에서 불과 ⅔이닝 동안 안타 7개를 맞고 7실점하더니 18일 대전 두산전에서도 2⅔이닝 4피안타 2사사구 6실점으로 뭇매를 맞았다. 한 감독은 "또 그러면 시말서를 쓰게 할 것"이라고 경고장을 던졌다. 그리고 7월 4경기에서 3차례 퀄리티 스타트 포함 2승 평균자책점 2.86으로 안정감을 되찾았다. 류현진이 빠진 7월 한화 선발진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안승민은 "6월에 갑작스럽게 부진한 바람에 심리적으로 힘들었다. 오히려 '될 데로 되라. 내 공을 던지자'고 마음을 바꿔 먹었다. 정민철 투수코치님도 그렇게 말씀하셨다. 마음이 편해지니 다시 내 공을 던질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투구내용은 류현진과 원투펀치를 이룬 시즌 초반을 연상시킨다. 그는 "몇 선발이든 그런 건 신경 쓰지 않는다. 시즌 마칠 때까지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면서 나올 때마다 6이닝은 기본으로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안승민은 퀄리티 스타트가 7차례로 팀 내에서 류현진(8회) 다음으로 많다.
요즘 그는 '막내' 유창식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유)창식이가 잘 던지고 있어 좋다. 1군에 있는 유일한 후배인데 앞으로도 잘했으면 좋겠다. 지난 경기에서 슬라이더가 정말 좋아보였다. 잘했다고 칭찬도 하고 격려도 많이 한다. 창식이가 없으면 내가 다시 막내가 된다. 창식이는 잘해야 한다"며 웃어보였다. 마운드에서는 누구보다 노련하지만 그라운드 밖에서는 안승민도 영락없는 스무살이다.
waw@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