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슬슬 작업해야죠".
한화 '괴물 에이스' 류현진(24)이 웃었다. 일단 13일만의 등판이 성공적이었다. 지난 30일 대전 SK전에서 8회 1사 후 3번째 투수로 구원등판해 최고 146km 빠른 직구를 뿌리며 1피안타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지난 17일 문학 SK전에서 19일 만에 구원으로 등판했으나 직구 최고 구속이 140km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을 떠올리면 확실히 컨디션이 올라왔다. 류현진은 "이제 아픈데 없다"며 활짝 웃었다.
류현진이 웃는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더 있다. '영혼의 콤비' 김태균(29)과의 재결합 가능성 때문이다. 지난 27일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와 남은 기간 계약을 해지한 김태균은 올 시즌 종료 후 실질적인 FA가 된다. 우선 협상권은 없지만 한화는 FA 보상제를 그대로 적용받는다. 다른 구단보다 협상에서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겨울 이범호를 놓친 한화는 "김태균만큼은 놓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류현진도 이 같은 소식을 잘 알고 있다. 그는 "태균이형과 얼마 전 연락을 했다. 야구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고 그냥 안부만 묻는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낯선 일본 땅에서 외국인선수로 막중한 부담감 속에서 야구하느라 심신이 지칠대로 지친 형에게 동생이 되어 해줄 수 있는 건 "힘내라"는 격려뿐이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이제 서서히 본심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태균이 형한테 우리팀 오라고 꼬드길 것이다. 이제 슬슬 작업을 해야겠다"며 웃어보였다. 어느 정도 심신을 추스렸을 형을 설득해 다시 한화 유니폼을 입고 함께 뛰는 것이 류현진의 소망이다. 그는 "태균이형과 다시 한화에서 같이 뛰고 싶다. 너무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류현진은 한화에 입단한 지난 2006년부터 김태균과 허물없는 형동생 사이가 됐다. 류현진은 마음이 넓은 김태균을 잘 따랐고, 김태균도 류현진을 친동생처럼 아꼈다. 김태균이 일본으로 떠나기 전인 2009년까지 4년간 한화를 대표하는 투타 간판으로 활약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항상 붙어다녔다. 심지어는 화장실도 함께 다닐 정도였다.
결정적으로 류현진은 2012년을 마치면 해외 진출 자격을 얻는다. 김태균이 내년에 한화로 돌아오지 않으면 앞으로 함께 뛸 기회가 영영 없을지도 모른다. 류현진의 김태균 한화 복귀 작업은 그래서 더 절박하다. 류현진과 김태균이 한 팀에서 뛸 수 있는 기회는 내년 시즌 한화밖에 없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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