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프 탈출 신호탄인가.
한화 외국인 타자 카림 가르시아(36)가 슬럼프 탈출을 예고했다. 가르시아는 지난 30일 대전 SK전에서 1회 기선제압에 성공한 선제 우월 스리런 홈런을 작렬시키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9호 홈런으로 4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에 하나만을 남겨뒀다. 무엇보다 7월 부진을 씻고 슬럼프 탈출을 예고한 한 방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팀 승리를 이끈 결승 스리런 홈런이라는 건 보너스였다.
6월에는 그라운드에 가르시아 광풍이 몰아쳤다. 6월 14경기에서 54타수 14안타 타율 2할5푼9리 6홈런 23타점을 휘몰아쳤다. 가르시아는 6월의 절반밖에 뛰지 않았지만 기자단 투표를 통해 월간 MVP까지 차지했다. 2경기 연속 그랜드슬램과 3경기 연속 홈런을 끝내기 스리런으로 장식하며 6월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한화도 '가르시아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6월에도 상승세를 꾸준히 이어갈 수 있었다. 가르시아 신드롬이었다.

그러나 7월부터 부진이 시작됐다. 7월 15경기에서 55타수 10안타로 타율이 1할8푼2리밖에 되지 않는다. 홈런 3개와 7타점으로 전체적인 파괴력도 떨어졌다. 6월에 가르시아에게 당한 팀들이 집중적인 분석에 들어갔다. 실투를 줄이며 신중하게 승부했고, 수비는 우향우로 치우쳤다. 가르시아도 극단적인 당겨치기로 슬럼프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한화 팀 내에서도 "너무 당기쳐려고만 한다. 높은 코스가 아닌 이상 제대로 된 타구가 나오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조금씩 슬럼프 탈출 기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9일 대전 SK전에서 수비 과정에서 다이빙캐치를 시도하다 허리를 삐긋한것이 전화위복으로 작용했다. 30일 경기에서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한 가르시아는 1회 2사 1·2루에서 SK 선발 엄정욱의 3구째 가운데 높게 형성된 132km 포크볼을 놓치지않고 냅다 잡아당겼다. 슬럼프 속에서도 실투는 절대 놓치지 않았다. 타구는 우측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최근 2개 홈런 모두 솔로였지만 간만에 스리런으로 파괴력을 과시했다.
가르시아는 "허리가 조금 불편했지만 오히려 지명타자로 들어간 것이 힘을 빼는 계기가 된 듯하다. 그래서 홈런을 칠 수 있었다. 오랜만에 팀이 이기는데 기여하는 홈런을 쳐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7월 부진에 대해 "특별히 부진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차피 야구는 야구이고, 늘 잘할 수 없는 것 아닌가"라며 기죽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한 감독도 "그동안 수비 시프트도 있었지만 주자가 없으니 칠 맛이 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가르시아의 부진을 감싸안았다.
과연 가르시아가 슬럼프에서 벗어나 한화의 후반기 반전에 힘을 보탤 수 있을까. 그의 배트에 다시 한 번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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