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이상하다."
처음에는 담담했던 목소리였지만 한숨이 잦아졌다. LG 트윈스로 트레이드된 넥센 베테랑 우완 송신영(34)에게는 13년 동안 정든 팀에 대한 아쉬움이 더 컸다.
넥센은 31일 밤 9시가 넘어 송신영과 김성현 두 명의 우완 투수를 LG에 내주고 우완 심수창과 내야수 박병호를 받는 2 대 2 트레이드를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송신영은 이날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전을 마친 직후 김시진 감독으로부터 직접 트레이드 소식을 접했다. 마침 이날 팀이 승리를 거둔 직후라 더 감정이 복잡했다. 1999년 현대 2차 11라운드로 입단, 지금까지 줄곧 한 팀에서만 통산 530경기를 뛰었던 송신영이었다. 게다가 투수조 최고참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트레이드에 대한 충격파는 분명 남달랐다.
트레이드 발표 직후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그냥 띵하고 멍했다. 이상하다"고 복잡한 심경을 밝힌 송신영은 "집에도 얘기를 했더니 깜짝 놀라더라. 손승락과 함께 내 트레이드 이야기가 돌았다. 보통 트레이드 소문이 오래 돌면 잘안되던데"라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잠시 아무 말을 하지 않던 송신영은 "가만히 생각하니까 이거 눈물나네. 그래도 13년 동안 함께 지냈던 팀을 떠나는 거 아닌가"라며 허탈하게 웃었다.
송신영은 올해 43경기에 나와 3승1패9세이브 7홀드를 2.3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시즌 초반 마무리로 맹활약, 손승락의 공백을 훌륭히 메워줬다.
송신영은 일단 이제는 다른 '친정팀'이 된 넥센 선수단과 함께 대구로 향한다. 늦은 발표 때문에 차편이 마땅치 않아서다. 2일 오전 11시까지 김성현과 함께 새로운 팀 LG로 합류하면 된다.
송신영은 "그동안 계속 함께 했던 이숭용, 송지만 선배들에게 고맙다. 까불거리는대도 잘 봐주셨다"면서도 "김성태, 박준수, 룸메이트 문성현을 비롯한 투수들, 그리고 모든 선수들이 다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LG에서의 각오를 묻는 질문에 "그런 것을 생각할 겨를이 아직은 없다. LG로 가서 생각하고 싶다"는 송신영은 보직에 대해서도 "당장은 모르겠다. LG에서 이야기를 듣고 그 말에 따라야 할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마지막으로 송신영은 '대구에서 석별의 정을 나눠야 할 것 같다'는 말에 "오늘은 잠이 잘 올지 모르겠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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