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난세영웅' 안치용, "3~4위는 의미없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8.01 14: 57

팀이 어려울 때에는 그를 찾으면 된다 '난세의 영웅' SK 외야수 안치용(32)을 두고 하는 말이다.
안치용이 난세의 영웅이라는 애칭이 붙은 건 지난 2008년이었다. 그해 LG는 창단 두 번째 최하위로 추락하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그때 LG에 혜성처럼 등장한 선수가 안치용이었다. 2008년 LG처럼 2011년 SK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다른 팀에게는 3위라는 자리가 높게 보이지만 SK에게는 위기를 상징하는 순위다. 그리고 지금 이 시점에서 안치용이 주목받고 있다. 난세의 영웅으로 돌아온 것이다.
▲ 난세의 영웅

신일고 시절 천재 타자로 불렸던 안치용은 그러나 연세대 진학 후 하향세를 탔고 프로에 들어온 뒤에도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2002년 LG에 입단 후 6년간 만년 2군 선수로 머물러야 했다. 하지만 7년차가 된 2008년 각성했고, 데뷔 후 최고 활약으로 난세의 LG에 영웅으로 떠올랐다. 101경기에서 타율 2할9푼5리 7홈런 52타점으로 맹활약하며 LG 타선을 이끌었다. 그러나 2009년 다시 백업으로 밀려났고, 지난해에는 시즌 중 SK로 트레이드되기도 했다. SK로 이적한 뒤에도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6월까지 1군에서 67타수 16안타 타율 2할3푼9리에 홈런없이 8타점을 올린게 고작이었다. 고질적인 허리 부상에, 지난 5월6일 문학 KIA전에서 그림 같은 수비를 펼친 후유증으로 오른쪽 어깨 탈구까지 안았다. 6월10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뒤에도 허리 통증으로 2군 경기에도 나서지 못했다. 그러던 중 전반기 2경기를 남긴 지난달 19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김성근 감독으로부터 1군 콜업을 명받았다.
안치용은 "1군에 올라갈 것으로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몸이 좋지 않아 2군 경기도 뛰지 못한 상태였다. 1군에 올라가면 공이나 제대로 맞힐 수 있을까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놀랍게도 1군 복귀 후 7경기 연속 안타를 터뜨리는 등 24타수 13안타 타율 5할4푼2리 5홈런 10타점으로 놀라운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안치용이 선발 라인업에 들어간 후 SK는 경기당 평균 6.0득점을 올리고 있다. 시즌 평균 득점(4.5점)을 훨씬 능가한다. 
 
 
▲ 달라진 건 없다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안치용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 기술적으로도 공을 끝까지 보고 팔로스로를 끝까지 따라가게 하는 것이 전부"라고 했다. 어디까지나 기본적인 내용이다. 그는 "운이 좋았다"고 했다. "후반기 첫 경기 롯데전에서 실투를 받아친 후부터 감이 괜찮다. 투수들의 몰리는 공을 놓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몸 상태가 좋아졌다. 웨이트나 러닝 같은 기본적인 훈련을 하다 보니 컨디션이 올라오는 듯하다"는 것이 안치용의 설명이다.
어느덧 프로 10년차 베테랑이 된 그는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4경기 연속 홈런을 쳤지만 그는 "어차피 숫자에 불과하다. 홈런은 오히려 빗맞을 때 나온다. 나 같은 경우는 잘 맞은 타구가 홈런이 되어서는 안 된다. 홈런에 욕심내면 타율도 떨어지고 컨디션도 떨어진다"며 홈런을 경계했다. 그리고 만족하지 않았다. "지금은 잘치고 있지만 일희일비하지 않을 것이다. 컨트롤 좋은 투수들을 만나면 또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아직 후반기 경기 많이 남았다"고 조심스러워했다.
사실 냉정한 자가진단이다. 안치용은 "2008년과 비교하면 지금은 70~80%에 불과하다. 그때는 초구든 투스트라이크든 카운트에 관계없이 직구·변화구 모두 다 칠 수 있을 것 같았다. 두려움없이 때렸다. 지금은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팀 성적에 조금 더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그는 "우리팀 모든 선수들이 3~4위는 의미없다는 걸 알고 있다. (김)광현이가 돌아오고 투수력이 뒷받침되면 다시 1위 싸움도 해볼 만하다"고 자신했다.
 
물론 안치용이 그 중심이 되어야 한다. 그가 1군에 합류하기 전까지 SK는 7연패 포함해서 12경기에서 2승10패로 하염없이 추락하고 있었다. 하지만 난세에 안치용이 가세한 후 7경기에서 5승2패로 반전을 연출하고 있다. 역시 난세에는 안치용만한 영웅이 없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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