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대호 인턴기자] 삼성 라이온즈 강봉규(33)와 신명철(33), 그리고 한화 이글스와 넥센 히어로즈에서 뛰었던 덕 클락(35)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한국 프로야구의 마지막 20홈런-20도루 클럽(이하 20-20) 가입자들이다. 지난 2009년 위의 세 명의 선수가 20-20을 달성한 이후 지난해에는 누구도 클럽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다만 롯데 자이언츠 전준우(25, 19홈런-16도루)와 SK 와이번스의 박정권(30, 18홈런-17도루)이 20-20에 가장 근접한 선수였다.
이처럼 20-20은 장타력과 빠른 발을 동시에 갖춰야 하기에 쉽게 나오지 않는 기록이다. 1982년 프로야구가 시작된 이래 총 21명의 선수가 33번의 20-20을 달성했다. 이 가운데 지난해 삼성에서 은퇴한 양준혁(42)과 SK 박재홍(38)은 모두 4차례 20-20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박재홍은 30-30을 세 번이나 달성할 정도로 ‘호타준족’의 대명사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정규시즌 532경기 가운데 모두 339경기가 치러져 63.7%의 일정을 소화한 1일 현재 4명의 ‘호타준족’들이 20-20클럽 가입을 위한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데뷔 첫 20-20을 노리는 SK 최정(24), LG 박용택(32), 한화 강동우(37), 롯데 전준우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 SK 와이번스 최정…13홈런 11도루
현재 20-20에 가장 가까운 선수는 SK 3루수 최정이다. 최정은 올 해 절정에 오른 타격 감각을 자랑하며 78경기에서 타율 3할2푼6리 13홈런 53타점을 올리며 SK 타선을 이끌고 있다. 특히 최정의 득점권 타율은 4할1푼4리에 이르러 이 부문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홈런은 20개를 채웠으나 도루가 9개에 그쳐 20-20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최정은 1일 현재 13홈런에 11도루를 기록 중이다. SK는 올해 133경기 중 8개 구단 가운데 두 번째로 적은 81경기만을 소화했다. 만약 최정이 지금 페이스대로 남은 52경기에 모두 출전한다고 가정하면 홈런 22개, 도루는 18개를 기록하게 된다. 최정의 올 시즌 도루성공률은 78.6%이므로 도루에 좀 더 욕심을 낸다면 충분히 20-20 달성이 가능하다. 다만 변수는 SK가 시즌 막판까지 선두권 싸움을 한다면 최정이 개인기록보다 팀플레이에 치중할 가능성이 있다.
▲ LG 트윈스 박용택…13홈런 11도루
LG의 주장 박용택은 올 시즌 78경기에서 타율 2할9푼4리에 13홈런 11도루 49타점을 기록 중이다. 지난 동계훈련에서 지명타자로의 변신을 선언하며 장타력을 높이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에 치중했던 박용택은 시즌 초 한때 홈런 선두에 나서기도 했다.
박용택은 1일 현재 출전한 경기 수, 홈런, 도루 개수가 SK 최정과 정확하게 똑같다. 그렇지만 LG는 SK보다 3경기를 더 소화해 잔여경기 수에 있어 박용택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다. 현재의 추세라면 박용택은 올 시즌이 끝난 뒤 21홈런 17도루를 기록하게 된다. 박용택 역시 홈런은 달성 가능한 수치이지만 도루는 지금의 페이스보다 박차를 가해야 달성이 가능하다. 박용택은 도루성공률마저 최정과 같은 78.6%로 기록에 욕심을 낸다면 20도루는 오르지 못할 벽은 아니다. 하지만 박용택 역시 롯데와 치열한 4강 싸움을 앞두고 있는 것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 한화 이글스 강동우…11홈런 10도루
지난 30일 한화 외야수 강동우는 대전 SK전에서 4회 시즌 11호 홈런을 스리런으로 장식하며 데뷔 후 한 시즌 최다홈런을 돌파했다. 올 시즌 한화의 톱타자로서 ‘알토란’같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강동우는 현재 87경기에 모두 출전, 타율 2할6푼3리에 11홈런 10도루 36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강동우의 소속팀 한화는 지금까지 87경기를 소화해 KIA(93경기)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경기를 치렀다. 현재의 추세라면 강동우는 올 시즌을 17홈런 17도루로 마치게 된다. 현재 만 37세인 강동우가 페이스를 끌어올려 20-20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면 2007년 만 38세로 기록을 달성한 양준혁(22홈런, 20도루)에 이어 두 번째로 나이가 많은 달성자가 된다.
▲ 롯데 자이언츠 전준우…9홈런 20도루
롯데 외야수 전준우는 1일 현재 87경기에서 2할8푼3리의 타율에 9홈런 20도루 43타점으로 팀의 톱타자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다. 지난해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하고도 19홈런-16도루를 기록하며 주목을 받기 시작한 전준우는 올 시즌도 지난해 못지않은 장타력과 빠른 발을 과시하며 호타준족을 과시하고 있다.
물론 전준우의 20-20 달성은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이미 20도루를 달성한 전준우는 현재의 추세라면 시즌 끝까지 14홈런을 기록하게 된다. 그렇지만 후반기 들어 전준우의 몰아치기가 무섭다. 전반기동안 홈런 6개를 기록했던 전준우는 후반기 5경기에서 3개의 홈런을 집중시키며 롯데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지금의 감각을 유지해 몰아치기에 나선다면 20홈런도 달성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 만약 전준우가 20-20을 달성한다면 롯데 선수로는 최초의 클럽 가입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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