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트레이드' 넥센, 올시즌 사실상 포기(?)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1.08.01 07: 17

넥센 히어로즈가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불과 3시간 앞두고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사실상 올 시즌을 접은 모습이다.
넥센은 31일 오후 9시가 조금 넘자 송신영(34)과 김성현(22)을 LG 트윈스로 보내는 대신 심수창(30)과 박병호(25)를 데려오는 2 대 2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이번 트레이드의 초점은 결국 송신영을 데려간 LG의 전력 강화로 모아진다. 이날 김기태 2군 감독을 1군 수석코치로 앉힌 LG는 지난 6월 15일 이후 쭉 지켜오던 단독 4위 자리를 롯데와 양분했다. 자칫 2002년 이후 9년만에 가질 수 있었던 가을잔치 기회가 무산될 수도 있게 된 것이다.

이날 트레이드로 LG는 불안감을 조금은 해소할 수 있게 됐다. 넥센 마무리 손승락은 데려오지 못했다. 하지만 시즌 초반 손승락이 없을 때 그 자리를 맡아줬던 송신영을 새롭게 전력에 넣었다. 송신영은 통산 530경기에 출장, 통산 46승 37패 36세이브 58홀드를 기록한 베테랑이다. 올해 3승 1패 9세이브 7홀드에 2.36의 평균자책점으로 좋은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그만큼 뒷문이 믿음직해진 것이다.
이 밖에도 김성현까지 데려가면서 선발과 중간을 동시에 두텁게 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전망이다. 김성현은 올 시즌 선발로만 꾸준하게 등판했지만 16경기에서 3승 5패 5.38의 평균자책점으로 좋지 않았다. 그러나 7월 들어 등판한 3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도 2.45로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선발감으로 키워온 보람을 느껴가던 최근이었다.
 
이에 반해 넥센은 상대적으로 초라했다. 심수창과 박병호를 받았다. 심수창은 올 시즌 6패 5.0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더구나 2년 넘게 승리를 챙기지 못하며 한국프로야구 역대 최다인 17연패 불명예 기록을 이어가는 중이다. 지난 2006년 10승(9패, 평균자책점 4.38)을 거둔 심수창이다. 하지만 당장은 송신영과 김성현 어느 쪽과 비교할 대상이 되지 못하고 있다.
박병호는 15경기 출장에 불과했다. 16타수 2안타로 1할2푼5리가 올 시즌 성적표다. 2009년 2할1푼8리의 타율에 9홈런이 개인 최고 기록이다. 역시 넘치는 힘을 보유하고 있지만 전력감으로 보기는 힘들다.
트레이드 이후 심수창과 박병호가 소위 말하는 '각성'을 통해 거듭나 반전을 이룰 수도 있다. 하지만 4강을 위한 마지막 찬스인 7월 트레이드 시점을 놓고 볼 때 설명하기 힘들다. 사실상 넥센의 전력이 더 약화됐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이는 김시진 감독도 사실상 인정한 부분이다. 김 감독은 이번 트레이드 보도자료를 통해 우선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선발과 공격력을 동시에 보강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5패가 있지만 3승 투수를 내보내고 6패 투수를 받아왔다. 거의 매경기 등판해 실점을 최소화할 수 있는 투수를 내보내고 1경기에 안타를 칠까 말까한 타자를 받아왔다. 말이 맞지 않는다. 결국 그 다음에 한 "특히 내후년 큰 목표에 대한 도전에 힘을 보태는 전력보강이라는데 의미를 두고 싶다"는 설명에 더 무게를 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하위 8위에 머물고 있는 넥센이다. 31승 49패를 기록 중이다. 승률 4할(.387)이 되지 않는다. 7위 한화와는 3경기, 4위와는 9경기차. 1경기차 좁히기가 쉽지 않은 것이 프로야구다. 그러나 아직 가장 많은 경기를 치른 KIA(93경기)보다 무려 13경기를 덜 치른 넥센이다. 잔여일정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모른다. 지난 5월 넥센 한 관계자는 "올해 4강에 들지 않아도 되니 제발 최하위만은 면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내년 메인 스폰서까지 결부된 말이었다. 과연 올해보다 내후년을 택한 넥센의 남은 일정은 성적은 어떨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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