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훈, 이택근, 이상열, 이대환…."
LG행이 확정된 넥센 송신영(34)의 목소리에는 진한 아쉬움이 가득했다.
송신영은 31일 넥센과 LG가 발표한 2 대 2 트레이드 중심에 있었다. 13년 동안 한 팀에서 몸 담았던 송신영이었다. '마지막까지 함께 이 팀과 함께 한다'는 생각 때문에 후배들에게 해줄 말이 많았던 투수조 최고참이었다.

LG행에 대한 느낌을 말하기보다는 지난 1999년 현대 때부터 함께 한 사람들에 대한 아쉬움을 먼저 표시한 송신영이었다.
송신영은 "감독님께 이야기를 듣고 그냥 띵하고 멍했다. 이상하다"면서도 "손승락과 함께 내 트레이드 이야기가 돌았지만 보통 트레이드 소문이 오래 돌면 잘안되던데…"라고 한숨을 내쉬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면서 "가만히 생각하니까 이거 눈물나네. 그래도 13년 동안 함께 지냈던 팀을 떠나는 거 아닌가"라며 허탈하게 웃으면서도 "그동안 계속 함께 했던 이숭용, 송지만 선배들에게 고맙다. 까불거리는대도 잘 봐주셨다. 김성태, 박준수, 룸메이트 문성현을 비롯한 투수들, 그리고 모든 선수들이 다 잘했으면 좋겠다"고 애정어린 고마움과 덕담을 잊지 않았다.
특히 'LG에 친한 선수는 누구냐'는 물음에 "(조)인성이형, (이)병규형도 잘안다. (손)인호형은 (고려대) 1년 선배"라고 말한 송신영이다. 하지만 곧이어 "(이)상열이, (이)대환이, (정)성훈이, (이)택근이도 있지 않나"고 웃어보였다.
송신영의 웃음처럼 넥센에서 LG로 이적, 주축을 이룬 선수들이 상당했다. 어쩌면 최근 넥센의 자화상을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했다.

이택근은 2009년말 우여곡절 끝에 LG 유니폼을 입었다. 현금 트레이드가 되면서 이슈의 중심에 있었다. 야수 2명과 25억원이라는 몸값이 책정되면서 화제를 뿌렸고 잠깐 넥센발 트레이드 승인이 유보돼 마음 고생을 했다.
이상열과 이대환은 방출 후 LG로 이적했다. 이상열은 2009시즌 후, 이대환은 2011시즌을 앞두고 각각 LG 유니폼을 입었다. 올 시즌 15홀드(5패 3세이브)를 기록 중인 이상열은 주축 좌완 불펜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패전조지만 승패없이 1.9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는 이대환도 나쁘지 않다. 사실 이런 경우는 박동욱도 있다. 2009년 이성열과 함께 방출됐던 박동욱은 작년 생애 첫 승을 거두기도 했다.
정성훈은 2008시즌 후 FA를 선언한 후 LG 유니폼을 입었다. 올해 3년차 LG 주전 3루수로 그동안 문제가 됐던 내야에 한자리를 든든하게 막아내고 있다. 최근에는 타격감도 좋아 3할1푼7리의 타율로 투타 양면에서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이제 여기에 송신영과 김성현이 가세하는 셈이다.
절묘한 궁합이다. 넥센에서 나와 LG에서 여전히 꽃을 피우고 있으니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그런 선수들이 LG 주축이 돼있다. LG가 넥센만 만나면 한없이 약해지는 원인을 여기서 찾는 야구인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송신영은 곧 오랜 동료들과 헤어지고 또 다른 동료들과 반갑게 해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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