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청소년배구, 세계선수권14위로 마감
OSEN 전성민 기자
발행 2011.08.01 07: 41

한국 여자청소년 배구가 14위로 세계선수권대회를 마감했다.
박기주(한일전산여고)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일(이하 한국시간) 페루 리마 미구엘그라우체육관에서 열린 세계 여자청소년배구선수권대회 최종일 13~14위 결정전에서 장신군단 세르비아에게 세트스코어 0-3(19-25, 16-25, 18-25)으로 완패했다. 2003년 대회 이후 8년 만에 본선에 올라 8강을 목표로 했던 한국은 이로써 16개국 중 14위에 그치며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브라질, 이탈리아, 미국 등 전통의 강호들은 물론 페루, 벨기에, 슬로바키아 등 본선과 인연이 없었던 나라들도 높이와 탄탄한 기본기로 무장하고 나와 성인 대회 못지않은 실력을 뽐냈지만 한국은 대한배구협회와 프로연맹의 무관심 속에 오히려 뒷걸음질 치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 프로 구단의 선수 차출 거부로 아시아 예선 때보다도 못한 전력으로 나섰고 그나마도 전력 분석 요원 하나 없이 임기응변으로 경기에 임하다 보니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었다. 한국 배구만의 색깔도, 상대에 따른 맞춤형 전략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세르비아와 경기가 단적인 예였다. 4연패 뒤 튀니지와 이집트를 연파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한국은 3연승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의욕적으로 나섰으나 상대의 월등한 높이 앞에 이렇다 할 힘도 써보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1세트 5-6 접전까지는 좋았다. 그러나 190cm의 장신 듀오 아나 브옐리카(8점)와 요바나 스테바노비치(10점)에게 연거푸 중앙 공격을 허용하며 밀리기 시작했다. 전·후, 좌·우 가리지 않고 꽂아대는 류비카 케츠만(18점), 마야 사비치(13점) 쌍포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14-21에서 세터 차희선(18·담배인삼공사)의 서브득점 3개로 잠시 추격했지만 김언혜(19·GS칼텍스)의 공격이 연속 블로킹 당하면서 기세가 꺾였다.
2세트에도 초반 차희선의 예리한 서브를 앞세워 4-0으로 앞섰지만 이내 속공과 블로킹으로 실점하며 6-6 동점을 허용했고 최유정(19·중앙여고)의 이동공격이 가로막히는 등 연속 4실점하면서 승기를 뺏겼다. 3세트 역시 14-1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연속 8점을 내줘 반격에 실패했다. 블로킹 대결에서 4-16으로 압도당했고 공격 득점도 28-41로 완전히 밀렸다. 좌우 쌍포 김지수(19·IBK기업은행), 김언혜가 나란히 9개의 공격을 성공했지만 가로막힌 숫자도 그에 못지않았다.
박기주 감독은 “마지막 경기는 꼭 이기고 돌아가고 싶었는데 져서 아쉽다.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고자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처음으로 세계 대회에 감독으로 참가해서 좋은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ball@osen.co.kr
 
<사진> FIVB 홈페이지.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