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의 게이머에서 스타크2 간판 선수가 된 '마왕' 임재덕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1.08.01 11: 24

어느 누구도 그의 성공을 예감하지 못했다. 지난해 스타크래프트2 공식리그인 GSL 오픈시즌2 우승도 운으로 내리깍는 이들이 많았다. 또 다른 쪽에서는 스타크래프트 1 리그의 '황제' 임요환을 몇 번 누르고 이름을 날린 걸로 그의 가치를 떨어뜨리려고 했다.
하지만 그는 굴하지 않았다. 더 보란듯이 실력을 해내며 GSL 에서 아무도 해내지 못했던 코드S 첫 2연패, 공식대회 최초 3회 우승을 거머쥐며 당당하게 스타크래프트2 리그의 간판 선수로 우뚝섰다. 지금 추세라면 향후 우승 횟수를 가늠하기 어렵다. 간판선수로 대접받는것이 당연할 정도다.
임재덕은 이번 GSL서 스타크래프트2에서 최약체 종족으로 평가받고 있는 '저그'의 정수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후반으로 넘어가면 '답이 없다'는 저그로 상성상 불리하다는 프로토스와 중후반 이후에는 승리를 장담하기 힘든 테란족을 연달아 누르며 결승까지 한 달음에 치고 올라갔다. 전승 무패 행진으로 결승에 오른 그는 동족전으로 진행된 결승전서도 4-0 셧아웃 완승을 연출하며 우승 트로피와 상금 5천만원을 거머쥐었다.

우리나이로 서른살. 게이머에게 서른살은 가장 큰 장벽이라고 할 수 있다. 점차 떨어지는 동체시각과 반응속도로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의 선수를 이기는 것은 정말 어렵다. 전작인 스타크래프트1 리그 시절 아마추어게이머로 대회를 휩쓸다 시피 한 그지만 병역 의무를 마치고 뛰어든 프로의 세계에서는 팀플레이서 두각을 나타냈고, 개인전에서는 크게 빛을 보지 못한채 코치를 거쳐서 은퇴하게 됐다.
우연하게 시작한 스타크래프트2 전향 이후에도 출발은 다소 미약했다. 출발은 다소 미약했다. 단순하게 승부욕으로 도전했던 GSL 오픈시즌1의 결과는 첫 관문인 64강을 넘지 못하고 탈락했다.
그러나 그것은 성실함과 끈기의 사나이를 자극했고, 다음 시즌부터 그의 발걸음에는 힘이 실렸다. 끊임없는 고민과 노력으로 잠을 줄여가며 남들보다 2~3시간 더 연습하는 그에게 IM팀 강동원 감독은 물론이고 팀 후배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일반적으로 프로게이머는 한 가지 체계가 잡히면 쉽게 스타일을 바꾸지 않는다. 변화 보다는 안정감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임재덕은 스타일에 변화를 계속 줬고, 연구하면서 노력으로 GSL 오픈시즌2 우승을 거머쥐었다.  다음 시즌 4강에 다시 올라갔고, 단체전인 GSTL에서 IM팀 2연패의 일등 공신이 됐다. 이후 약간 주춤했지만 GSL 코드S 두 시즌 연속 정상을 밟으며 최강자의 반열에 올라섰다.
임재덕은 "첫 3회 우승이 기쁘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겠다.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마음 편하게 쉬어 본적도 없고, 아직 쉴 때도 아니다. 최초 4회, 5회 우승으로 누구도 넘보지 못하는 기록을 세우고 싶다"며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스타크래프트1의 역사가 임요환 홍진호 이윤열 최연성의 역사였다면 스타크래프트2 리그의 역사는 임재덕이 가는 길이 아닐까 한다. 이제 그는 스타크래프트2 세계에서 신화를 쓸 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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