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4번타자 박용택(32)이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 특히 10년만에 안경까지 끼고난 뒤 타석에서 더욱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박용택은 지난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팀이 10-5로 승리하는데 기여했다.
무엇보다 박용택은 4월 한달 동안 3할4푼6리의 고타율에 28안타 6홈런 20타점을 폭발시키며 2009년 타격왕 페이스를 보였다.

그러나 5월 3할1푼에 이어 6월 2할2푼7리에 그치며 타격 슬럼프에 빠졌다. 7월에도 2할7푼5리로 여전히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박용택은 평상시처럼, 아니 그 이상으로 훈련에 집중했지만 공을 보는데 있어서 어딘가 아쉬움을 느꼈다.
그러자 박용택은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을 맞아 시력 체크를 했고, 양쪽 시력 모두 0.9라는 진단을 받았다. LG 입단하기 전 라식 수술을 받은 박용택은 10년이 지나면서 시력도 자연스럽게 떨어진 것이다. 이 때문에 박용택은 최근 다시 안경을 쓰고 타석에 들어서기 시작했다.
일단 지난 23일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안경을 처음 쓰고서 안타를 친 박용택은 후반기 첫 경기인 29일 잠실 삼성전 두 번째 타석에서 차우찬을 상대로 솔로 홈런을 폭발시키며 2안타를 뽑아냈다.
박용택은 30일 삼성전에서도 팀이 9-4로 앞섰으나 삼성이 야금야금 추격에 나선 6회 깨끗한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날리며 타격 상승세를 이어갔다.
덕분에 최근 4경기에서 17타수 7안타 타율 4할1푼2리를 기록 중이다. 안경을 쓴 두 경기에ㅅ는 8타수 3안타다. 시즌 타율도 2할9푼4리까지 상승하며 다시 3할 복귀를 눈 앞에 두고 있다.
그 역시 "예전에 타자들이 타석에서 실밥이 보인다는 말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했는데, 안경을 쓴 뒤에 타석에서 실밥이 보인다"며 "아직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지만 좋아질 것 같다"며 웃었다.
LG에게 박용택의 활약은 절실하다. 그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팀 내 주장 완장을 찼다. 내가 아닌 우리를 대표하고 있기 때문에 말 못한 부담감이 있다. 박용택이 모든 부담감을 슬기롭게 이겨내야 LG는 9년 만에 가을 야구를 할 가능성은 점점 더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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