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조성환(35)은 지난달 28일부터 검은색 금속테 안경 대신 무테 안경을 착용하고 그라운드에 나타났다. 조성환은 안경을 착용하는 조인성(LG 포수)과 장성호(한화 내야수)에게서 "무테 안경을 착용하면 시야에 방해를 받지 않아 도움이 된다"는 조언을 받았다. 그는 "처음에 착용했던 안경보다 훨씬 잘 보인다. 그리고 테가 가벼워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공이 안 보여 못 친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 조성환은 비장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하루 빨리 안경에 적응해야 한다. 그동안 잘 안 보일때 나쁜 버릇이 남아 있는데 공이 잘 보이는 상태로 연결시켜 제 컨디션을 되찾아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자신이 제 역할을 해준다면 팀의 상승 행진에 날개를 다는 격이라고 여겼다. 그리고 안경을 착용하는 것도 타격감 회복을 위한 노력의 일부분이다. 또한 고참 선수로서 책임감이기도 하다.
현재 컨디션은 좋은 편. 조성환은 "몇 년 전으로 돌아간 느낌"이라고 반색했다. 또한 고질적인 종아리 통증에서 벗어난지 오래 됐다. "이제는 부진이 계속되면 실력으로 여겨야 한다. 다른 핑계가 필요없다". 그는 주먹을 불끈 쥐며 명예 회복을 다짐했다. 조성환의 시즌 타율은 2할4푼1리(278타수 67안타)에 불과하다. 지난해 3할3푼6리를 달성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를 이룬다.

그러나 그는 "타율보다 찬스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아쉽다"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계속 찬스를 살리지 못한게 쌓이는 느낌이다. 부담감을 떨쳐내고 찬스를 즐길 수 있는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그리고 팀이 이길 수 잇는 길을 만들고 싶다는게 그의 바람이다.
조성환은 거인 군단의 정신적 지주나 다름없다. 그는 2008년 복귀 첫해 3할2푼7리(462타수 151안타) 10홈런 81타점 79득점 31도루로 4강 진출을 이끌었다. 그리고 타구에 얼굴을 맞는 중상 속에서도 불굴의 투지를 발휘하며 감동을 선사했다.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그는 영원한 캡틴이다. 조성환의 후반기 대반격을 지켜봐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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